이인규, 회고록서 주장
"피의사실, 檢아닌 盧가 흘려
文, 검찰수사 문제 지적하는
의견서 한장 제출한적 없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기 직전 받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 수사의 책임자인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65·사법연수원 14기·사진)이 "노 전 대통령이 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억원이 넘는 시계를 선물 받았고 이를 버렸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의 변호를 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무능한 변호인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6일 출판사 조갑제닷컴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인규 전 검사장의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오는 24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 전 검사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연루된 '박연차 전 회장 정·관계 불법 로비사건' 수사를 총지휘했다.
이 전 검사장은 책에서 노 전 대통령 비리 혐의는 본인,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 씨, 조카사위 연철호 씨, 총무비서관 등이 관련된 가족비리의 양상을 보여주고 뇌물 혐의 대부분은 사실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권양숙 여사가 (2006년 9월께)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시가 2억여 원 상당의 시계 세트를 받은 사실은 다툼이 없고, 권 여사가 2007년 6월 청와대에서 정상문 당시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100만달러, 그해 9월 추가로 40만달러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또 박 회장의 진술 등 증거를 종합하면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와 공모해 아들 노건호 씨의 미국 주택 구입 자금 명목으로 140만달러를 수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힌다. 2008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때 아들 노건호,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았고, 노건호 씨 등이 이를 사용했다는 것도 "다툼이 없다"고 못 박는다.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한 진보 진영의 비판도 반박했다. '당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피의사실을 공개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 전 검사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수시로 자신의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통해 피의사실 중요 내용을, 허위 사실을 포함해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고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을 망신 주려고 논두렁 시계 사건을 지어냈다'는 시각에 대해 "박연차가 노 전 대통령에게 2억원이 넘는 고급 시계 2개를 선물한 것은 사실이다. 노무현이 그 시계를 밖에 버렸다고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 전 대통령이 수사 책임자인 이 검사는 물론 수사팀 누구에게도 연락하거나 찾아온 적이 없었고 수사내용을 파악하여 수사방향을 조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 한 장 제출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변호인으로서 무능하고 무책임했으며 이것이 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 한 원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전 검사장은 문 전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면서 돌변해 검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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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