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어수선해 돌아가야' 의견에도 "조문이 우선"
부검 영장 기각되자, 유족 "이제 오셔도 될 것 같다"
'정치 내려놔야' 유서에 李측 "너무 힘드니까" 추정
이재명 대표는 10일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빈소에서 조문하기 위해 약 7시간동안 장례식장 인근에서 기다렸다. 이날은 이 지사 모친 기일이었지만, 이 대표는 '전씨 조문이 우선'이라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1시쯤 조문할 예정이었다.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이 대표는 낮 12시 5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했지만, 실제 조문은 6시간 40분 뒤인 오후 7시 42분에 이뤄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빈소가 어수선한 상태였다. 부검과 관련해 협의가 끝나지 않아 유족 측이 ‘이런 상황에서 대표님 모시기가 좀 그렇다’라는 의견을 전해와 외부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차량에서 빈소 상황이 정리되길 기다렸다고 한다. 대표실 관계자는 “상황이 어수선하니 그냥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전했으나, 이 대표가 유족을 꼭 뵙고 조문하고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했다”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전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검찰에 부검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 뜻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검시 결과를 고려해 오후 7시쯤 영장을 기각했다.
유족은 부검 영장이 기각되자 이 대표 측에 “이제 오셔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빈소에 20여분 간 머물렀다. 한 대변인은 "유족이 조문에 감사를 표하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날 빈소에는 박찬대·김남국 민주당 의원, 천준호 비서실장, 최만식 경기도의회 의원, 강상태 성남시의원 등도 방문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도 늦은 시간까지 빈소를 찾아 “검찰이 죄 없는 사람을 죽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씨는 전날 오후 6시 45분쯤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에는 이 대표에 대한 섭섭함과 검찰에 대해 억울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이 대표를 향해선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근은 이와 관련해 “전체 맥락을 봐야겠지만, (이 대표와 그 주변 사람들이) 너무 힘드니까 이제 정치 그만하시라는 취지로 남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나오는 기사들 대부분이 이상한 추측성 기사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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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