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쿵쿵거려 아랫집에 편지 보냈더니 다시 돌아온 건…"

한 아파트 이웃주민들이 마음이 담긴 손편지와 선물을 교환하며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했다는 훈훈한 사연이 공개됐다.

▲ ⓒA씨가 공개한 편지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딸 둘과 조카 둘을 데리고 아래층을 방문했다. 아이들이 층간소음을 유발해 사과의 뜻을 담은 손편지와 롤케이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각자 편지를 한 장씩 썼고, 소음을 일으켜서 반성 중이며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란다는 글도 적었다.

아랫집에 방문했을 당시 거주인인 노부부가 없어 이들은 노부부의 아들에게 전달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1일 오후 아랫집 할아버지가 찾아온 것. 할아버지는 정성스럽게 자필로 적은 편지와 함께 5만원이 담긴 봉투를 전했다고 한다.


노부부는 편지에서 아이들 네 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편지를 받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단다. 너무나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구나. 할아버지가 꼭 부탁할게. 지금처럼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할아버지 손녀도 초등 6학년, 3학년이야. 낮에는 아무도 없다"고 적었다.

의미있는 편지와 선물에 감동한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지역 맘카페에 공유했다. 해당 글은 조회수가 급증하며 이목을 끌었다.

A씨는 "아래층에 살던 예전 집주인이 층간소음에 민감해서 마음 졸이며 지내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새로 이사 오셨다고 들어서 조심하던 차에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쿵쿵거린 거 같아 다 같이 모여 앉아 반성하면서 편지를 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일절을 맞아 집에서 쉬는데 아래층 할아버지가 찾아와 감동을 선물해주셨다"면서 "편지를 받고 눈물이 날 뻔했다. 안 받으려고 하는데 받으라고 하셨다. 이런 따뜻한 마음 너무 오랜만이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멋진 어르신들에게 많이 배운다.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통닭을 먹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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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