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 반란표 꾸몄다”…공격 타깃 바꾼 ‘개딸들’

“이낙연, 민주당서 영구제명해야”…청원글에 2만 명 넘게 동의
이재명, 지지층 과열 행보 자제 당부…“갈등 계기 되면 안 돼”

▲ 2021년 9월12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이재명 후보가 인사한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발생한 다수의 이탈표의 배후에 이 전 대표가 있을 것이란 추측에서다. 이탓에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도 하루 수백 통의 전화·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 날인 지난 2월28일, 민주당 청원게시판에는 '이번에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 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2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약 2만2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여기에 체포동의안에 찬성·기권한 의원 명단을 공개하라는 청원에 동의한 수도 이날 같은 시각 2만1000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자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건을 최초로 터뜨려 놓고 이 대표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미국으로 도망쳤다"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은 검사 독재 국가가 됐고, 검사들에게 민주당 문을 활짝 열어주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가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대장동 사건과 이 대표는 무관하다는 게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밝혀졌음에도 아직까지도 사과하기는커녕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이 대표를 제거할까'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른바 '이탈표 색출'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SNS에는 '반역표'를 행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에게 문자테러를 했다는 인증샷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대상 의원 대부분이 그간 이 대표 행보를 비판해온 비명계나,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도운 친낙계 인사다.

이들은 '반역표 추청 의원'들에게 '부결에 투표했다는 증거를 대라'는 '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인들의 질문에 답장하지 않는 의원에 대해선 "답장이 없는 것을 보니 짐작한 대로(가결)인 것 같다"고 판단하거나 "부결 투표했다는 답을 받았다"며 의원들로부터 받은 답장들을 인증샷으로 올렸다. 인증샷 속 의원들은 "부결 투표했으니 오해 없길 바란다", "현혹되지 말라"며 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의 전화·문자폭탄 테러로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일 KBS1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문자를 많이 받고 있다"며 "팬덤이 특정인을 지지하고 열광적으로 따르고 하는 건 좋은데 그게 너무 지나쳐 상대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을 보이거나) 악마화(하는 건) 병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도 강성 지지층의 과열 행보에 대해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월28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되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과열 행보를) 중단해 주셔야 한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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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