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한항공에 “국민 덕에 생존했으면서”…마일리지 개편안 비판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 못할망정 불만 사는 방안 내놔”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관련 원도급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등 정책적 혜택을 입었음에도 이 같은 개편안을 내놨다는 지적이다.


원 장관은 19일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간담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은 코로나 때 고용유지 지원금과 국책 금융을 통해 국민들의 성원 속 생존을 이어왔다”며 “그런데 코로나 기간 살아남게 해줘 감사하다는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폭발적 항공 수요가 왔을 때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마일리지는 경쟁 체제 속 고객 확보를 위해 스스로 약속했던 것 아니냐”며 “그렇지 않아도 유럽연합(EU) 공정경쟁 당국에서 독점으로 인한 고객 피해, 항공 시장에서의 질서 교란, 독과점 폐해에 대해 걱정하는 마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진심이고 고객에 대한 감사는 말뿐이라는 불만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길 바란다”며 “대항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이) 국민에게 유리하다고 가르치는 자세로 나온다면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1일부터 새 마일리지 제도의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꾼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그동안 4개 지역으로 나눠 적용하던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운항 거리별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제율이 커지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마일리지를 덜 써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권 구매 외 마일리지를 사용할 시 마일리지당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원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개편안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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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