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부탁에 믿었는데”… 보이스피싱 도운 20대 여성은 결국

▲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남자친구를 위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노릇을 한 2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정혜원 부장판사)은 사기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남자친구 B씨로부터 회사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9일까지 B씨 소개로 알게 된 C씨가 텔레그램으로 피해자의 인상착의와 접선 장소 등을 알려주면 피해자를 만나 돈을 받는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가 관리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피해자들에게 대출 신청을 유도한 뒤 수사기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이전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대환대출하면 계약위반”이라며 “법적 처벌을 피하고 싶으면 직접 현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속여 A씨에게 현금을 전달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현금 수거책을 하며 건네받은 돈은 3억원이 넘었으며, 피해자 6명이 적게는 8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편취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믿었던 남자친구를 도와줬을 뿐이고 해당 업무는 회사업무 처리 과정이라고 생각해 사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와 남자친구 B씨는 소개팅 앱에서 만나 실제로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였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을 알지 못해도 여러 의심스러운 사정들을 외면하거나 용인하면서 현금 수거책을 수행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담한 범죄는 피해자들의 피해 금액이 크고 피해 복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피고인은 미필적 고의로 범행했고 범행으로 얻은 이익도 적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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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