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청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음주를 했느냐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그동안 참사 당일 음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명확하게 음주 사실을 자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토요일, 지인들과 제천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쯤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취침했다.
윤 청장은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면서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며 음주 여부를 추궁하는 조 의원의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청장이 지방에 내려가면 비서실이나 상황 계통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주말이었기 때문에 사실 사생활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말을 포함해서 사생활에 대해 재정립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의원은 경찰청장이 서울을 떠나 관외로 이동한 사실을 경찰 내부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경찰청장의 관할은 서울이 아니라 전국이고, 참사 당일이 토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관외 출타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청장은 이번 참사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 인근 집회로 경력이 제때 배치되지 못했다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어떤 취지인지는 이해되나, 이번 참사에 대통령실 이전이 직접적인 이유가 되는 것처럼 연관하는 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집회·시위 여하와 관계없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기동대를 배치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예측을 못 한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유족들에게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입이 열 개라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경찰관이 범죄 신고에만 익숙해져 인파로 인한 재난 사고에 경험도, 인식도 없었다”며 “뼈저리게 반성해서 시스템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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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