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프랜차이즈 3사 중 IQF 사용 유일
치킨업계 “일반 냉동과 달리 품질 좋아”
뼈 단면 검으면 냉동…표면은 방혈 때문
월드컵 특수를 기대 중인 치킨업계에 돌연 ‘냉동육 논란’이 제기될 조짐이 보이자 주요 프랜차이즈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수급 불안정 등으로 일부 업체가 급속냉동육을 가맹점에 공급했기 때문인데 다른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우려, 곧바로 선을 긋는 모습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엔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최근 가맹점에 개별급속냉동(IQF) 방식으로 제조한 육계 날개와 북채(다리) 부위를 신선육과 병행 공급 중이다. AI 확산과 월드컵 기간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신선육 공급에 일부 어려움이 있어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1마리를 통으로 판매하는 경우 수급 불안정이 잘 생기지 않지만, 날개나 북채처럼 수요가 많은 부위는 재고 부족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불량냉동육을) 섞는 게 아니다. 홈페이지에서도 안내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QF는 급속도로 냉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냉동육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물량이 부족할 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방식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 신선육 원칙이라지만…AI 발발에 수급 차질
IQF는 영하 29~38도 사이 저온에서 식품을 개별 급속 냉동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일반 냉동식품과는 규모와 속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일반 냉동식품은 한 번에 대량의 식자재를 천천히 얼리는 식으로 제조된다.
IQF가 등장한 건 지난 2020년께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발하면서부터다. 당시 정부는 전방위적인 AI 확산을 막고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장에서 3km 내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지침을 마련했는데 이 때문에 육계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
이에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와 유통업계가 신선육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도입한 방식이 바로 IQF다. 주로 육계 가공에 쓰이지만, 과일이나 해산물 등을 가공할 때도 쓰이는 공법이다.
현재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제너시스BBQ·bhc치킨·교촌치킨)는 모두 신선육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부분육이 유난히 인기인 교촌치킨이 일부 IQF 육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제너시스BBQ와 bhc치킨 관계자는 모두 “100% 신선육”이라며 선을 그었다.
◆ “맛·품질 차이 없어” vs “어쨌든 냉동 식품”
IQF에 대한 식품업계의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교촌치킨의 경우 맛·품질이 모두 신선육과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급속이라 하더라도 냉동을 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냉동했다가 해동하는 과정에서는 어쨌든 수분, 육즙이 더 많이 빠져나가긴 한다”면서도 “특정 기업만 쓰는 방식은 아니다. 냉동제품을 유통하는 기업들이 대체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영세 브랜드들이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경우 (IQF 제품을) 사용한다”며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IQF가) 일반 냉동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크고, 많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가 신선육과 IQF를 구분하려면 뼈 색깔을 살펴보면 된다. 부러지거나 잘린 뼈의 단면이 검게 변색해 있으면 IQF 또는 냉동육이다. 다만 신선육이라 하더라도 뼈가 대기 중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이처럼 검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흔히 오해하는 건 (단면이 아닌) 표면의 검붉은 막을 보고 냉동육이라 판단하는 것”이라며 “표면의 막은 육계가 서서히 낮은 온도에서 조리되거나, 겨울철 등 육계 표면이 경직돼 피가 제대로 빠지지 않은 때에 흔히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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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