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탄압 시나리오”라던 노웅래…압수수색 자택서 수억원 발견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 명목 등으로 사업가로부터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다.

1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에 따르면 노 의원은 2020년 2월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 있는 음식점에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아내 조모씨를 통해 21대 총선 비용 명목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노 의원은 박씨의 아내 조모씨로부터 박씨가 운영하는 발전소 납품사업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건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노 의원은 같은해 3월14일 마포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주식회사 용인 스타트 물류에서 추진 중인 물류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실수요검증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국토부 장관을 통해 신속히 진행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선 비용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노 의원은 같은 해 7월2일 의원회관에서 폐선 부지를 빌려 태양광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비용 명목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노 의원은 같은해 11월22일에는 여의도 소재 호텔에서 지방국세청장의 보직인사에 관한 청탁과 함께 1000만원, 12월10일에는 역시 호텔에서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의 임원 승진 인사에 관한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노 의원이 17·19·20·21대 국회의원으로서 법률 제·개정과 관련된 입법 권한 외에도 정부 기관 및 산하 공공기관의 정책 등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했다.

사업가 박씨는 노 의원에게 직접 돈을 전달하지 않고 매번 아내 조씨를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와 노 의원은 과거 봉사 단체에서 만나 친분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이같은 혐의로 전날 노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마포구 지역구 사무실, 전직 보좌관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노 의원 자택 장롱 안에 수 억원의 현금다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현금은 특정 회사 이름이 적힌 봉투 안에 들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금에 대한 압수 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돼 증거물로 확보하진 못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수사가 확대되면 추가 금품 수수 의혹으로 사건이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면식도 없는 박씨에게서 수천만원을 받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제 직무 관련성도 없는 태양광 사업으로 엮으려는 건 기획된 야당탄압 시나리오”라고 반발했다.

노 의원은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에 출판기념회와 조의금을 통해 마련된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노 의원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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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