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빈곤포르노’ 발언에 여당 여성 의원들이 일제히 규탄에 나선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재차 저격했다. “아프리카 정우성 등은 포르노 배우라는 건가”라는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을 두고 “빈곤포르노논쟁에 대해 한번도 고민 안해 본 사람들”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6일 밤 늦게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는 얼마전 양두구육이라는 4자성어를 잃었고, 지금 빈곤포르노(Poverty Porn)라는 상당히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는 용어를 잃는다”고 적었다. 이는 이날 낮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의 심장병 아동 방문 일정 관련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빈곤 포르노’라고 발언한 데 대해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해 비판했던 것을 겨냥한 말이다.
이날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큰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때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노리고 ‘쇼윈도 영부인’, ‘빈곤 포르노’등 각종 자극적인 단어로 김건희 여사의 외교 행보를 폄훼하고 선량한 국민을 선동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 “아프리카에서 활동한 오드리 헵번이나 안젤리나 졸리, 정우성 등은 포르노 배우라는 건가”라며 “유니세프나 세일브더칠드런 단체가 포르노 단체인가”라고 장 경태 의원을 비판했다. 발언 당사자인 장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물론 여당 지도부도 맹비난에 동참하는 등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런 ‘포르노 배우’ 발언을 겨냥해 “한국식 먹방은 외국에서 ‘Korean Food Porn’ 이라고 한다. 그러면 먹방 유튜버들이 포르노 배우라는 것인가?”라며 “빈곤포르노라는 용어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다. 이성을 찾자”고 적었다.
사실상 김정재 의원을 직격한 셈이다. 김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앙숙 관계다. 지난 6월 포항시장 공천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감정이 뒤틀린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의 당원권 징계 이후에도 이 전 대표는 김 의원을 겨냥해 ‘윤핵관 호소인’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김 의원은 “저를 전국구 의원으로 만들어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이걸(이 전 대표의 윤리위 징계) 권력 투쟁으로 몰고 가서 당내를 한마디로 분탕질하는 것 같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이 전 대표 발언은 예전처럼 대통령 말이나 행동을 저격했다기 보다는 김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 전 대표는 또 페북글에서 “빈곤포르노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제만큼이나 꼭 짚어내야 하는 전근대적 문화”라면서 “ 사회복지의 넓고 다양한 수요를 일부 방송국과 연계한 빈곤포르노를 앞세운 단체들이 독점하는 지점 때문에라도 언젠가 타파해야되는 지점”이라고 적었다.
전장연은 대선캠페인 와중에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벌였을 때 전장연 대표 등과 끝장 토론까지 하면서 이 전 대표가 집중했던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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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