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두고 이재명도, 유승민도 “IMF 때 생각 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채무보증 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를 두고 ‘IMF 사태’를 떠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부의 모습이 IMF 사태 발생 당시 정부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다”라며 “‘어떻게 되겠지’ 이렇게 방치하고 있다가 결국 IMF 사태라고 하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윤석열 정부를 때렸다.


이어 “지금 경제 현장, 특히 자금 시장에서는 소리 없는 비명이 난무하고 있다. 줄도산을 걱정하고 제2의 IMF가 터지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이재명의 경기도가 지급보증해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공무원을 시켜 ‘지급하지 말아라, 그냥 부도내자’ 이렇게 다른 결정을 시켰으면 직권남용으로 바로 수사했을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또 이 대표는 “감사원은 수없이 많은 어처구니 없는 감사를 하면서 왜 강원도의 조치에 대해서는 감사를 하지 않고, 검찰과 경찰은 이것을 왜 수사하지 않냐”라고 질책했다.

그는 “자기 편이라고 역시 또 봐주는 것이냐”면서 “만약 지방정부의 확정된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 이건 직권남용 확실히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엉터리 정책을 하는 김 지사도 문제지만 그걸 조정해야 할 정부가 지금까지 이걸 방치한 상태에서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고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무능, 무책임, 무대책 ‘3무’ 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고 때렸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997년 IMF 위기도 그해 1월 한보그룹 부도에서 시작됐다”라고 꼬집었다. 한보 부도 당시엔 아무도 엄청난 위기가 곧 닥칠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레고랜드 부도가 촉발한 금융 불안의 끝이 어디일지 우리는 모른다”라면서 “50조원의 긴급 유동성 대책으로 화재가 진압된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지금 금융과 실물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 한국은행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악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금리와 불황은 대량부도와 대량실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IMF위기 때 겪었던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을 차려야 산다.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모두를 다 살릴 수는 없다. 옥석을 가려야 한다. 기업과 금융의 도산사태가 임박할 때 누구를 살릴지 그 기준과 수단을 미리 강구해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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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