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8년 전 삼성SDS '라떼글' 재조명된 이유
"서버 들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수원으로 튀어갔다"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 사태를 빚자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삼성SDS 직원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누리꾼 사이에서 퍼졌다.
한 직원은 '그땐 그랬지'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앱에 올렸다. 그는 "과천 디씨 화재 때 우린 서버 들고 수원으로 튀어갔다. 이렇게라도 복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썼다. 또 다른 직원은 "DR(재해 복구)은 무슨 이유로든 안 될 것 같으면 붙잡고 있지 말고 장비 다 들고 뛰어서 복구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SDS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온다" "11층 걸어 올라가서 드라이아이스 무한 배송했다" "과천에서 수원까지 직원이 손으로 들고 택시 타고 날랐다" "근처 PC방 통전세 내서 PC방 IP 방화벽 열고 작업시켰다"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내용은 '카카오 사태를 보고 추억에 잠긴 삼성SDS 아재들'이란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돌아다니고 있다. 이들이 언급한 사례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삼성SDS 데이터센터에서 2014년 4월20일 발생한 화재를 가리킨다.
당시 증언 "창문 깨부수고 송풍기로 드라이아이스 공급"
당시 일요일 오후에 일어난 화재는 건물 4층에서 발생해 외벽을 타고 서버가 있던 11층 내부까지 번졌다. 이로 인해 삼성카드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 및 삼성생명 서비스 접수, 삼성그룹 채용 홈페이지 등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 근무했던 한 삼성SDS 직원은 "당시 며칠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해서 대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불이 건물 외벽을 타고 번지는 상황에서 소방헬기가 급파돼 화재 수습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옥상 냉각탑을 건드려 기능이 상실됐다"며 "이로 인해 각 층마다 직원들이 직접 서버 열을 빼내기 위해 고분고투했다"고 했다. 또 다른 삼성SDS 직원 역시 "당시 각 층마다 직접 유리창을 깨 서버에 찬 바람을 공급했다"면서 "부랴부랴 드라이아이스 박스를 대거 구해 층마다 송풍기와 함께 두고 서버 열을 식히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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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