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온다···중고차·렌터카업계 긴장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범사업 진출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고차·렌터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고차 전용 온라인 채널 개설부터 중고차 전시장과 카페, 식당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장을 확대해 매입 경쟁력도 강화하는 등 현대차의 시장 진출에 맥없이 밀리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1월 중고차 시범사업을 앞두고 경기 수원, 안성, 인천 등에서 중고차 종합출고센터 부지를 찾고 있다.

중고차 종합출고센터에서는 차량 진단과 정비 등을 거쳐 중고차의 상품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시범사업을 온라인으로 전개할 전망이다. 매입·출고·배송은 각 주요 지역에 구축될 종합출고센터에서 맡는다. 


특히 온라인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 중고차 매물을 보관할 오프라인 지점은 필수다. 현대차는 내년 4월까지 각 지역별 중고차 전용 허브기지에 총 5000대의 물량을 확보해 시범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내년 5월 이후에는 전국 중고차 출고센터 거점을 확대해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기존 중고차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의 시장 진입으로 고객 쏠림 현상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투명해지면 신차 대신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케이카는 중고차 전용 이커머스 채널 개설 준비에 한창이다. 케이카의 시장 점유율은 11~13%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의 중고차 판매 방식이 온라인 판매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 전용 상품을 늘려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천·여주 등 경기 남부권에 부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차별화된 오프라인 공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공간에 중고차 전시뿐 아니라 카페, 식당, 메타버스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센터를 통해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복합센터는 자사의 안성 중고차 경매장 옆에 마련될 예정이다. 롯데렌터카는 그동안 렌터 계약이 만료한 매물을 기업대기업(B2B) 형태로 판매해왔다. 센터가 마련되면 중고 렌터카를 직접 고객에 판매해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경매장 부지 확보도 치열하다. 현대차는 5년·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 판매하고 그 외의 물량은 기존 중고차업계에 넘기기로 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다루지 않는 물량을 매입해 경매 방식으로 판매할 청사진도 세우고 있다.

케이카는 다음 달 중순 경기 오산에 이어 세종에 두 번째 중고차 경매장을 오픈한다. 오산 경매장은 최대 1400여 대의 경매 차량을 출품하고 있다. 케이카는 경매장 규모를 늘려 매입 경쟁력과 재고 회전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글로비스도 경매장 부지 추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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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