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접대 의혹-알선수재' 불송치.. 증거인멸 교사-무고 혐의는 계속 수사

경찰, 공소시효 만료 등 이유로 결정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2.09.14. 사진공동취재단
경찰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사진)의 성접대 의혹 및 이와 관련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20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대표 관련 고발 사건 중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알선수재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 및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에 착수한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 심의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 “성매매·직권남용·알선수재 불송치”

이 전 대표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 및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등의 혐의로 고발돼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대표 측이 주장하는 2013년 성접대 의혹의 경우 성매매는 공소시효가 5년, 직권남용은 7년이어서 경찰은 초기부터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남은 것은 성접대와 관련된 알선수재 혐의였다.

김 대표 측은 2015년 9월 말 이 전 대표에게 20만 원대의 추석 선물을 줬는데, 이 선물 수수가 앞선 성접대 등과 하나의 범죄인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포괄일죄는 여러 행위를 하나의 죄로 보는 것을 말한다. 김 대표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인 알선수재 혐의는 이달 말까지 기소가 가능했다.


하지만 경찰은 2015년 추석 선물은 대가성이 아니라 ‘관계 유지’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아이카이스트 방문 등을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접대와는 목적이 다르기에 같은 범죄로 묶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및 무고 혐의 수사는 계속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전 대표가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아이카이스트 직원에게 ‘7억 원 투자 각서’를 써주는 대신 ‘성상납이 없었다’는 사실 확인서를 받았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강신업 변호사가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 親尹 “무고죄 지켜봐야” vs 李 “당연한 결과”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러다 (그동안 나를 비판했던 세력들이) ‘경수완박’(경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알려지고 1시간 40여 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화요일”이라며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는 “추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경찰이 불송치 처분을 하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했는데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어느 정도 사실 관계가 확인됐다는 방증”이라며 “무고죄 및 증거인멸 관련 혐의에서 기소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17일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에 착수한 이유는 ‘양두구육’ ‘개고기’ 등 해당행위에 해당하는 발언들 때문”이라며 “경찰의 이번 불송치 결정과 윤리위의 심의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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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