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은 쌍용차에게 남은 과제는?

경영정상화 진두지휘 의지.. 토레스 후속·친환경차 전환 등 막대한 자금 필요

▲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차 회장에 취임하며 확고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사진은 지난 1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한 곽 회장. /사진=쌍용차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관계인집회 종료 6일 만에 쌍용차 회장에 취임하면서 직접 회사경영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쌍용차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도 만만치 않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곽 회장은 이틀 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임 일성으로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지속가능 쌍용차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26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았다. 곽 회장은 이로부터 불과 6일 만인 지난 1일 회장에 취임하면서 회사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재도약 발판 토레스 흥행… 후속 모델 상품성 중요

다행히 쌍용차는 현재 순항 중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SUV 토레스는 쌍용차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며 대박 행진을 이어 가고 있으며 KG그룹의 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회생절차 졸업을 앞뒀다.
쌍용차는 다음달 초 약 5645억원의 유상증자도 할 계획이다. 이후 10월 초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을 승인하면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최종 졸업한다.

곽 회장의 경영정상화 의지와 쌍용차 구성원의 노력으로 위기의 터널을 점차 벗어나는 듯 보이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 토레스 후속 모델이다. 토레스는 비슷한 차급의 경쟁 모델보다 저렴한 가성비 모델로 주목 받으며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영정상화의 탄력을 받기 위해선 후속 모델의 안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쌍용차는 내년에 중국 비야디(BYD)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시장에 현대차·기아의 아이오닉5, EV6를 비롯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이 포진한 상황에서 쌍용차의 전기차 출시는 한참 늦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품질 의구심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출시가 늦은 만큼 경쟁 모델보다 뛰어난 상품성을 겸비하지 못한 다면 또 다시 외면 받을 우려가 있다. 앞으로 쌍용차의 수익성 증대를 고려한다면 토레스가 선보인 가격 경쟁력을 전동화 모델에도 똑같이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상품성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필요한 건 돈… 1조원 넘는 추가 투자 불가피

후속 투자도 관건이다. 전기차 출시를 위해선 기존 평택공장의 설비를 전기차 생산설비로 교체해야 하는 데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포함해 만만치 않은 자금이 투일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쌍용차 인수에 수천억원을 쓴 곽 회장의 투자 셈법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새로운 브랜딩 작업도 과제로 남았다. 쌍용차에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KG쌍용모빌리티'로의 사명 변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사명을 변경할 경우 그에 맞는 로고 변경 등도 동반돼야 하는 만큼 역시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쌍용차 인수에 수천억원을 쏟아 부은 곽 회장은 앞으로도 그 이상의 추가 자금 투입을 해야만 뒤쳐진 업계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설비 전환, 후속 모델 출시 등 앞으로 쌍용차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더 투입돼야 한다"며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인력 감축을 단행할 경우 잠잠했던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질 우려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토레스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후속 모델 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제 막 인수 절차를 끝낸 쌍용차의 현실은 아직 부활이 아니라 수명 연장의 측면이 강한 만큼 스스로 더 냉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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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