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론스타에 약 2800억원 배상...국제분쟁 10년 만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800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정부가 론스타와 투자 분쟁을 시작한 지 약 10년 만에 결론이 나온 것이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6조원대 '투자자-국가 간 분쟁 해결 절차(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에서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에 배상금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원, 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를 배상할 것을 명했다. 이는 론스타가 청구한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원)의 4% 수준이다.

중재판정부는 소송이 제기된 2011년 12월부터 완제일까지 한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지연이자 배상도 함께 명령했다.


앞서 ISDS 중재판정부는 지난 6월 29일 론스타 사건 절차 종료를 선언했다. 중재판정부는 절차 종료 선언일 이후 120일 이내에 판정을 선고해야 하는데, 이날 판정 선고가 이뤄진 것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였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매각했다. 외국 사모펀드는 국내 금융사 대주주가 될 수 없어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부가 외환은행 가치를 낮추고 부실은행으로 분류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 부실은행은 조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론스타는 2006년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여러 사정이 겹쳐 결국 2012년 하나금융에 매각해 차익 4조원을 남겼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매각 승인 지연으로 매각 가격이 내려가 손해를 입었다며 그해 11월 46억7950만 달러 규모의 ISDS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판정 결과는 세계은행 홈페이지에도 게시됐다. 법무부는 "판정 내용을 신속하게 분석해 이날 오후 1시쯤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니, 구체적 내용은 이를 참고하시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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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