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發 인적개편] 홍지만·경윤호 정무비서관 동시 사의...대통령실 중폭개편 본격화

시민사회수석실도 대대적 개편...尹 "가장 헌신적이고 유능한 집단"

▲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실 소속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29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사실상 경질로 해석된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 전 비서관급 참모진에 대한 중폭 교체를 진행 중이다. 또 비서관급 이하 전 직원에게는 '업무기술서'를 제출하도록 해 이를 바탕으로 인사 교체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정책기획수석실을 신설하고, 홍보수석을 최영범 현 대외협력특보에서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정책과 홍보라인에 변화를 줬다.


이번 정무 1·2 비서관 동시 사퇴는 정무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주 정무수석실 소속 2급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3명이 권고사직 형태로 물러났고,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살피고 보완하겠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인적 쇄신 대상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누구도 예외가 없다"며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물러나는 사람들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과 가까운 인사들로 분류된다. 이에 대통령실 내부에서 '검찰 라인'이 주도권을 쥐고 '윤핵관 라인'을 몰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고위 관계자는 "국민을 위한 시선을 맞추는 것이 각자 추천 경로에 따라 달라진다면 대통령실에서 근무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께 제대로 된 봉사를 할 수 있는지, 업무 역량과 근무자세 등을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비서관은 SBS 기자·앵커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과거 친박(박근혜)계 정치인으로 분류됐으며,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홍준표 전 후보(현 대구시장) 정무특보로 활약했다. 경 비서관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보좌관 출신으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쇄신소장파 모임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도지사로 재임할 때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냈고, 대선 경선에서는 원 장관의 '원팀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밖에 시민사회수석실은 인사 개입 의혹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A비서관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B비서관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여기에 종교‧다문화비서관은 김성회 전 비서관 사퇴 이후 두 달 넘게 공석이어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 배경에 대해 "국가에 대한 헌신적 자세와 업무 역량이 늘 최고도로 유지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기관인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한 집단이 돼야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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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