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민주평통 부의장·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사의
국민의힘, 전현희 권익위원장·한상혁 방통위원장 사퇴 압박
"尹정부 철학 부합하는 국민위한 공공기관장 합리적 상식"
여권의 지적을 받아왔던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역시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는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가 내정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최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제안받은 뒤 최종 수락했다. 취임식은 다음 주 이석현 수석부의장 퇴임식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헌법 92조에 따라 평화통일 정책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발족했다. 의장은 현직 대통령이 맡고, 실질적인 수장은 수석부의장으로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다.
아울러 석 변호사 역시 민주평통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할 예정이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 대학 동기로, 서울대 법대 79학번이다. 사법연수원 15기로 임관해 2012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지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고위직에 임명된 인사들에 대해 "자리 보전 위한 민주당 출신 공공기관장이 아닌,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함께하는 국민 위한 공공기관장이 합리적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새 정부와 함께 손발을 맞춰 많은 시간을 보낼 차기 정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이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되게끔 하는 게 국민을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알박기 인사' 명단도 공개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을 거론한 뒤 "문재인 캠프에서 재외선거를 총괄한 후 재외동포 재단으로 옮겨서 정권 홍보와 선거운동 의혹이 제기된 김성곤 이사장 등 이런 분들이 민생과 국가 발전으로 가기 바쁜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속적인 여권 사퇴 압박 속에서 지난 18일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내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수석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신임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어제(17일)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법치국가에서 법이 정한 공직자의 임기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임명됐으며, 수석부의장 임기는 2년이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8월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당국자가 공식적인 상의를 해오지 않았고, 오히려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국무회의 배제, 부처 업무보고 배제, 감사원 감사 등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전 위원장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권익위 정치적 중립 지키기 위해서 정말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는 권익위원장에게 '중립을 지켜라' 하는 것보다 중립을 훼손하고 있는 정치적 탄압의 부당성을 총리가 지적을 해주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임기직 국민권익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감사원의 표적·정치 감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 위원장의 감사원 반발 등에 대해 "그 감사 자체의 내용이 정말 정치적인지에 대해 판단을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두현 의원은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 목적대로 운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위원장의 방통위는 2019년부터 3년 동안 유명 상표 겨울 외투 961벌을 구입하는 데 5000만원가량 국민 세금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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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