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520억원 '물폭탄'..빅4 손보사 중 침수차 손해액 가장 커

외제차 비중 63.5% 영향..DB손보·현대해상·KB손보 등 순 손해액 커

▲ 삼성화재가 외제차 침수 피해 비중이 높아 빅4 손보사 중 가장 손해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전날 비로 침수된 차들이 도로에 엉켜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자동차 부문 빅4 손보사 중 손해액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강남 지역과 수도권 일대에 집중호우에 따른 외제차 침수 피해로 손해액이 급증한 영향이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7천44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화재에 접수된 차량침수 피해 건수가 3천199건(43%)으로 가장 많았다. 빅4 손보사의 추정 손해액은 1천37억6천만원으로 이 중 삼성화재가 520억원으로 절반(50.1%) 가량을 차지했다.


삼성화재가 자동차 손해액이 컸던 건 수억원대 외제차 보험의 비중이 높았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에 접수된 피해 차량 건수는 국산차와 외제차 각각 1천949건, 1천250건을 기록했다. 국산차가 외제차보다 피해 건수는 많았지만 추정 손해액 측면에선 외제차가 국산차를 제쳤다. 손해액은 외제차가 330억원으로, 국산차(190억원)와 비교해 전체 손해액의 절반 이상(63.5%)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손해액이 큰 건 DB손해보험으로 211억원(1천702건)으로 추산됐다. 전체 손해액 중 외제차의 손해액이 115억원(529건)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해상과 KB손보가 각각 160억4천만원(1천519건), 146억2천만원(1천8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해상과 KB손보에 접수된 외제차 손해액은 74억원(321건), 86억3천만원(372건)을 기록했다.

이번 폭우로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빅4 손보사는 상반기까지 70%대로 안정적으로 관리했지만 예상치 못한 수도권 지역의 폭우로 손해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부문 빅4의 손해율은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KB손해보험 75.9%, DB손해보험 76.5%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선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하반기 손해율이 단숨에 80%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손해액은 추정치로 향후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 관계자는 "주중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막대한 손해액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음 주 또 한 차례 폭우가 예보됐다"면서 "현재 손해액도 추정치인 만큼 손해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함에도 실제로 하반기 실적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특정 위험 등에 대해 초과손해액 재보험(XOL)에 가입해 예상치 못한 초과 손해 발생을 대비하면서다.

김일평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전략 팀장(상무)은 이날 상반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3천167대의 차량 침수가 접수됐고, 511억원 수준의 손해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XOL을 가입하고 있는 만큼 145억원 한도만 커버하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