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변인 "실명이 나오지 않는 커뮤니티 과거 글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저도 알아보고 있는 상황"
김 의원 "커뮤니티 아이디를, 그것도 어려서부터 가족과 공유해 쓴다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 일베는 가족에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비밀일 텐데"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으로 내정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과거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표현이 담긴 글을 작성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박 대변인은 “동생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은 “가족 아이디를 빌려 일베하는 경우도 있느냐”라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릴 때부터 계정을 가족끼리 공유해왔다. (논란이 된) 해당 아이디는 2살 터울 동생이 몇몇 게시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것”이라고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동생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삭제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변인은 해당 글을 작성한 아이디의 소유자가 본인인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서 박 대변인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네다홍’, ‘씹운지’ 같은 일베 표현을 썼다는 주장이 온라인 공간에 퍼졌다.
‘네다홍’은 호남 지역, ‘씹운지’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일베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실명이 나오지 않는 커뮤니티 과거 글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저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외에 낭설도 너무 많아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박 대변인 임명 전 ‘일베 활동 여부’ 등 과거 SNS 사용 이력과 주요 커뮤니티에 남긴 글은 당연히 ‘스크린’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검증 실패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얼마 전 극우 유튜버 채용 문제로 논란이 됐다”라며 이렇게 적었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의 해명) 커뮤니티 아이디를, 그것도 어려서부터 가족과 공유해서 쓴다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고 힐난했다.
이어 “일베 한다는 것은 가족에게도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비밀일 텐데 가족 아이디를 빌려서 한다는 것을 누가 설득력 있는 해명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싶다”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박 대변인 동생은 공인이 아닐 것인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았다. 졸지에 일베 하는 사람으로 의심받게 됐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구글링’만 해보면 간단하게 논란이 될 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누리꾼이 먼저 발견해서 보도가 되고 크게 논란이 되자 이제야 부리나케 일베로 의심되는 댓글을 삭제하고 있는 모습은 인사 검증 실패를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박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를 배신했다’는 비판에 “솔직히 속상하다. 저는 이 대표 징계부터 지금까지 과정이 절차상 정당하지 않다고 계속 강조해왔다”면서 “제가 우선시 하는 가치를 따라가야 한다는 대원칙을 지켰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 대표에 관해 ‘어른들에 대한 존중 부분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그렇게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런 면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들은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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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