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5000만원짜리 느슨한 美출장" 주장에.. 법무부 "사실 아닌 왜곡" 반박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5일 루이스 몰리나 뉴욕시 교정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한 장관은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교정 시설인 뉴욕시 라이커스 섬(Rikers Island) 교정 시설 중 ’로버트 다보렌 센터(Robert N. Davoren Center, 18세~21세 남성 수감 시설)’와 ‘로즈 싱어 센터(Rose M. Singer Center, 여성 수감 시설)’ 등 두 곳을 방문했다"며 "교정 실무자가 아닌 한국 법무부 장차관급 인사가 외국 교정 시설을 현장 방문한 첫 사례"라고 했다./법무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6월 29일~7월 7일)을 두고 일각에서 “5000만원짜리 느슨한 출장”이라며 “출장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7일 나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날 “사실이 아닌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민중의소리 기고문을 통해 “한 장관이 ‘검찰총장 임명 제청처럼 꼭 해야 할 현안들은 미루면서, 왜 미국 출장은 급하게 갔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8월 5일 국외 출장 연수 정보 시스템에 올라온 출장 계획서엔 미 연방 장관 회담으로 기재됐는데, 실제로 한 장관은 차관보 겸 형사국장을 만난 것으로 돼 있다고도 했다.

하 변호사는 또 “출장 계획서상엔 7월 2일(토)부터 7월 4일(월) 일정엔 주 UN대표부 오찬 외엔 없다”며 “7박 9일짜리 국외 출장치고는 일정이 너무 느슨하다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공개된 출장 결과 자료에 나온 출장비 4840만원도 언급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출장이고, 취임 초기의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도 미루고 간 출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출장의 경과는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고문이 나간 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약 5000만원의 예산을 쓰고 검찰총장 추천까지 뒤로한 채 다녀온 출장이 황당한 결과”라며 “5000여만원의 혈세로 간 출장이 너무 허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놀러 간 것인지, 아니면 정말 딸 문제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갔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인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분명하게 따져 묻고 책임을 지워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취재진에 반박 설명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왜곡된 내용이 많아 그 경위를 설명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번 법무부 장관 미국 출장은 사이버 범죄, 금융 범죄 등 형사 사법 공조 강화,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시스템 운영 방안 논의 등을 위해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됐다”며 “전례에 비해 출장단 규모를 최소화(실무자 3명만 수행)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절감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출장단은 총 11회의 공식 일정(기관 방문 7회, 외교부 고위 관계자 면담 3회, 참전비 헌화)을 촘촘하게 소화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과거 모 장관 국외 출장의 경우, ‘워싱턴 D.C.와 뉴욕 6박 8일 출장’ 때 총 6명의 출장단이 합계 7873만원 상당을 경비로 사용했고, 모 차관 국외 출장의 경우 ‘프랑스, 스페인 8박 9일 출장’ 때는 총 9명의 출장단이 합계 9106만원 상당을 경비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 법무부 장관과 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선 “한미 양국 법무부는 한 장관의 미국 출장 기간 동안 양국 법무부 장관 회담을 실시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으나, 출국 이후 세부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성사되지 못했다”며 “양국 장관은 추후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법무부는 미 법무부 최고위급 인사들 7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날(6월 30일)로 한 장관의 방문 일정을 조정한 바 있고, 출장단은 미 법무부 최고위급 인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느슨한 사흘 일정’ 주장에 대해선 “출장단은 ‘인천-워싱턴 D.C.’ 간 14시간 비행 직후 같은 날(6월 29일) 월드뱅크(워싱턴 D.C.)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법무부, 연방 수사국(FBI) 등을 순차 방문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고, 주말과 귀국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식 일정을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일각의 주장인 ‘느슨한 사흘(7월 2~4일)’ 중 이틀은 주말(7월 2, 3일)이었고, 이 외에는 비는 일정이 없었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출장 계획서는 준비 단계에서 사전에 작성되는 것”이라며 “실제 출장 과정에서 현지 사정이나 일정 추가·조정 필요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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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