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 직접수사 강화' 예고...공수처 우선 수사권도 폐지

26일 대통령 업무보고...강력·외사부 복원
형사부, 검찰총장 승인 없는 직접수사 가능
출입국·이민정책 손보기...컨트롤타워 마련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업무보고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축소한 검찰 직접수사가 부활한다. 강력부와 외사부가 복원되고 형사부도 검찰총장 승인 없이 직접수사가 가능해진다. 검찰의 인지수사 기능이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7월부터 검찰청 직제 정비·형사부 분장사무 복원


법무부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래 번영을 이끄는 일류 법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무행정 △부정부패에 대한 엄정한 대응 △형사사법 개혁을 통한 공정한 법 집행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 등 5대 핵심 추진 과제를 담은 2022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우선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강화해 ‘범죄 대응 공백’을 방지하기로 했다. 검찰 직접수사가 제한돼 시민 피해가 커지고 국가 범죄 대응 역량도 약해졌다고 본 데 따른 조치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검찰 직접수사 부서와 전담 수사부서를 형사부로 바꾸고 각 검찰 형사 마지막 부서만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 직접 수사하도록 개편한 바 있다.


검찰청 직제를 정비하고 형사부 분장사무를 복원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강력부, 외사부 등 폐지된 검찰 직접수사 부서를 되살리고 각 형사부가 검찰총장 승인 없이도 직접수사를 하도록 손보겠다는 게 골자다. 합동수사단도 활성화한다.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 합수단을 설치하기로 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서울북부지검에 조세범죄합수단을 설치해 조세·관세 포탈, 역외 탈세, 해외 불법 재산 형성 등 탈세 범죄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는 우선적 수사권 폐지도 추진한다. 공수처법 24조 1항은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해 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폐지하면 검찰도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이 조항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뒤 진행된 브리핑에서 “공수처 사건 이첩 결정에 따른 수사 지연, 부실 수사 등 책임 있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국가 전체 부패범죄 대응이 약화되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공수처 우선적 수사권 문제를 개선하도록 법무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검 정보관리담당실 회복·이민 컨트롤타워 신설···'특사 보고 X'


대검찰청 정보관리담당관실 기능도 회복된다. 범죄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해 부정부패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는 설명이다. 올 하반기 대검찰청 회계 분석 전문수사관을 증원하고 내년에는 서울중앙지검에 포렌식 참관실을 늘려 관련 수사 인력도 확대한다. 불법 수익 박탈 차원에서 올해 안으로 주요 청에 범죄수익환수부와 환수팀도 설치된다.

출입국과 이민 정책도 대대적 개편에 나선다. 먼저 국경·이주·이민정책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이민청 설립을 제시한 바 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이번 업무보고에서 이민청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새로운 비자 정책도 나온다. 지역 특화 비자, 과학기술 우수 인재 영주·국적 패스트트랙 시행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각 부처에 산재한 외국인 데이터를 통합해 관리하고 감시정을 운용하는 등 국경관리와 불법체류자 관리도 강화된다.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도 시행된다. 부모 또는 아동의 외국인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을 모두 등록해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하향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태스크포스와 이달 소년범죄예방팀을 만들어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 장관은 “사면은 오늘 보고 대상은 아니며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법무부는 실무를 수행하는 부처로서, 사면 기준이나 방향을 사전에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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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