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저축계좌 가입 신청 시작..만 19~34세 가운데 소득 50~200만원 대상자
2030 "알바내일저축일 뿐..최저시급 받지 않는 이상 직장인은 신청 못 해"
"살아보려고 야간 근무 뛰는 청년들만 불쌍..실질적 혜택 받는 청년 거의 없을 것"
40대 직장인들 "뼈 빠지게 일해 세금 내는 사람만 호구..목돈 마련 기회 공평하게 달라"
보건복지부 사업인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월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10만원을 추가 적립하는 방식으로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3년 만기 시 본인 납입액 360만원과 정부지원금 360만원을 더해 총 720만원의 적립금과 예금 이자를 받게 된다. 가입 신청 대상은 만 19~34세 중 근로·사업 소득이 월 50만원 초과~200만원인 청년이다. 대상자로 선정됐더라도 중간에 소득 요건이 초과되면 계좌는 중도해지된다.
청년내일저축계좌의 신청 요건을 본 청년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사회초년생 정모(27)씨는 "이름만 청년내일저축이지, 청년 복지가 아니다. 신청요건이 월 200만원 이하면 최저시급 받지 않는 이상 직장인은 신청을 못하는 것"이라며 "내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01만원 정도라는데 '알바내일저축'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살아보려고 야간 근무까지 뛰는 청년들만 불쌍하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분노했다.
2년차 직장인인 박모(32)씨는 "정책 대상이 근로 소득 50~200만원인데 1년 정도 잠깐 이렇게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200만원 초반대 월급을 받고 있어 정책 대상이 아니라 아쉽다"며 "최저임금 받으면 대부분 정규직 청년들이 200만원 이상을 받을 텐데 아르바이트생이나 프리랜서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같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혜택 받는 청년들이 거의 없는 생색내기용 정책인 만큼 지원 대상 범위를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금융 혜택에서 제외된 30대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만 34세 이하 지원인 청년 정책이 너무 많아 나이 먹은 게 서럽다"며 "청년끼리도 빈부격차가 나게 생겼다. 누구는 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 매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데 누구는 나랏돈 1000만원 가까이 받는다. 성실하게 살면서 세금 내는 사람만 호구되는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40대들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직장인 이모(46)씨는 "뼈 빠지게 일해서 내 집 마련 대출금 갚고, 애들 키우며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사는 사람들 호구로 만드는 정책"이라며 "40대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세대라고 생각해서인지 장년층을 위한 복지 혜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아니면 지원 자체는 세대와 상관없이 공평하게라도 좀 해줘야 하는데 박탈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무주택자 김모(43)씨는 "열심히 일했는데도 아직 집 없이 살고 있다"며 "나라에서 등록금도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던 때에 자랐고, 주6일 근무가 기본인 시절에 열심히 일해서 세금만 왕창 내고 정부로부터 혜택 받는 건 하나도 없다. 우린 뭐 버림받은 세대이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40대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게 하나도 없다. 나이에 제한을 두기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 전반에 목돈 마련의 기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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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