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서울중앙지검 대변인 '급 낮은' 곳으로
한동훈 처남 기소했던 법무부 대변인도 좌천
법무부 부대변인 출신 여검사는 강등되기도
"공보 업무한 게 무슨 죄.." 여검사 홀대론도
서인선 대검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북부지검의 공보 업무를 책임지는 인권보호관에 보임됐다. 대검에서 '검찰의 입' 역할을 하던 검사를 이전 임지로 돌아가 같은 역할을 하게 한 셈이라, 사실상 좌천 인사로 해석되고 있다. 서 대변인은 2003년 첫 여성 공안검사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2018년 여성 검사 최초로 법무부 공안기획과장을 맡기도 했다.
검찰 내에선 '고발 사주' 수사 당시 '공용폰' 논란에 연루된 게 인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검 감찰부는 서 대변인의 공용폰을 임의 제출받았고, 공수처가 이후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이를 확보하면서 '물밑 협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고발 사주 의혹 수사 당시 윤 대통령 및 한동훈 장관과 함께 피의자로 입건됐던 권순정 전임 대변인도 해당 공용폰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달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한 장관을 보좌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의 공보업무를 맡았던 이혜은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도 전날 인사에서 '급이 낮아진' 대구지검 서부지청 인권보호관으로 발령 났다. 이 담당관은 '친문(親文)'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정수 지검장 시절 '채널A 사건' 수사와 관련한 언론 대응을 맡았다. 한 장관은 무혐의 처분됐지만, 기소 여부를 두고 수사팀과 지휘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보를 둘러싸고도 잡음이 일었다.
한동훈 법무부 출범 직후 단행된 지난달 18일 첫 검찰 인사에서도 박현주 당시 대변인은 관례와 달리 진주지청장으로 보임됐다. 박 지청장은 성폭력 사건 분야에서 1급 공인전문검사 '블랙벨트' 인증을 받은 인물로, 여성 최초로 법무부 대변인을 맡았다. 박 지청장은 2018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부단장으로 일하면서, 한 장관의 처남인 진모 전 검사를 후배 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했다. 일각에선 해당 사건이 박 지청장의 '좌천 인사' 배경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추미애·박범계 법무부에서 부대변인을 맡았던 여검사도 이번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부장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강등됐다. 법무부 내부에선 윤석열 총장 시절 징계 국면에서 추미애 법무부 입장에서 공보업무를 한 것 때문에 좌천됐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공보는 '기관의 입'이라는 업무 특성상 검사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데, 지난 정권에서 대변인을 했다고 노골적으로 날려 버리면 누가 제대로 일을 하겠느냐"며 "윤석열 정부가 여성 검사를 홀대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드러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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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