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명 모인 우크라 기차역에 미사일.."어린이 포함 최소 39명 사망"

[우크라이나 침공]동부 카라마토르스크역에 미사일 2발 떨어져
젤렌스키 "한계 없는 악"..러, 공격 부인

▲ 8일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미사일 공격이 있은 뒤 희생자 한 명이 승강장에 쓰러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피란민으로 붐볐던 우크라이나 동부 기차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9명이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파울로 키릴렌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지사는 8일(현지시각)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떨어져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9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영철도회사는 이날 아침 러시아군이 미사일 두 발을 기차역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크라마토르스크 시 당국은 미사일이 떨어질 당시 기차역에는 피란을 가려는 여성과 아이들 등 민간인 4000여명이 역 안과 밖에 있었다고 밝혔다.


키릴렌코 주지사는 세계 100여개국이 사용을 금지한 집속탄(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폭탄을 넣어 살상력을 높인 폭탄)을 러시아가 사용했다고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현장에서 최소한 주검 30구와 러시아어로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라고 적힌 로켓 잔해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역 주변에는 여행용 가방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승강장 건너편에는 주검이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역에 있었는데 폭발음이 크게 두번 울렸다. 벽 쪽으로 급히 뛰었다”며 “그리고 피 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역 안으로 들어가고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의 시신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들(러시아군)은 냉소적으로 민간인들을 죽이고 있다. 이건 한계가 없는 악이다. 처벌받지 않는다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며 러시아군을 규탄했다.


그러나, 드리미트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은 이런 형태의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군 공격을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공격했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없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를 포함한 동부 돈바스 지역은 친러시아 분리독립 세력과의 내전이 오래도록 이어진 곳이며, 일부 지역은 친러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완전 장악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 지역 주민에게 최대한 빨리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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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