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개편 시즌과 맞물려 하차한 진행자들
YTN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교체
TBS는 '공개 지지'했던 이은미·이성욱 교체
2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보도전문채널 YTN은 다음주부터 라디오 전면 개편에 들어간다. 아침부터 저녁 프로그램까지 대대적으로 손볼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 저녁 프로그램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했던 이동형 작가가 교체된다. 이 작가 하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피로감을 호소하며 YTN에 하차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4일 방송부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작가가 지난해 연말부터 피로감을 이유로 휴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 정면승부는 이 작가가 아닌 이재윤 YTN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유튜브 방송에도 모습을 비추지 않던 이 작가는 지난 23일 잠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뒤 다시 휴가에 들어갔다. YTN 측은 이 작가가 오랜 기간 '번아웃'을 호소했던 만큼 진행자 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마침 4월 개편 시즌이 다가오면서 YTN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교체가 가능해진 것.
다만, YTN 내부에서도 이 작가 방송의 청취율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다소 아쉬움이 나온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리서치의 '2022년도 1라운드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뉴스 정면승부는 점유 청취율 4.4%를 기록하며 공동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YTN 라디오 가운데 10위권에 자리매김한 프로그램은 뉴스 정면승부가 유일했다.
이 작가는 개인 방송에서 이 고문을 지지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요주의 대상'으로 입길에 오르내리던 진행자 중 한 명이었다. 다만, 그는 공개 지지 선언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정권교체 등 정치적 이유보다 진행자 개인이 오랜 기간 하차 의사를 밝혀왔다는 점이 교체의 주요 사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YTN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본인이 계속 번아웃돼 쉬고 싶다는 말을 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후임 진행자에 관해 결정난 것이 없다”며 “편성 개편이 전면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후임 진행자가 확정되면 공식 보도자료 배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BS 라디오에서는 가수 이은미씨와 그룹 R.ef 출신 이성욱씨가 교체됐다. 이은미씨는 '이은미의 함께라면'을 진행했고, 이성욱씨는 'DJ쇼 9595'를 진행해 왔다. 이은미의 함께라면은 폐지되고 DJ쇼 9595는 '박성호 강지연의 9595쇼'로 개편됐다.
이은미씨와 이성욱씨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이 고문을 공개 지지한 문화예술인들이다. 이들은 지난 2월 문화예술인 184인이 참여한 '이재명 지지 선언'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TBS는 삭감된 출연금이 교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미씨와 이성욱씨의 이 고문 지지 선언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TBS는 서울시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서울시는 올해 TBS 예산을 55억 원(14.6%) 삭감했다. 서울시는 TBS 재정자립도를 이유로 출연금 32% 삭감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시의회와 조율을 거쳐 320억 원으로 예산안을 최종 확정됐다.
TBS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올해 서울시 출연금이 55억 원이나 삭감돼 제작비 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부득이하게 외부 진행자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가 삭감한 출연금 55억 원은 TBS FM과 eFM 2개 채널의 1년 제작비와 맞먹는 규모”라며 “이은미씨에게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인 2월 말, 미리 봄 개편 방향을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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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