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동 무산 이후 조정 단계…다음 주 회동 예상
참모진에 경고장…"SNS에 개별 의사표현 말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이 무산된 가운데 문 대통령은 18일 빠른 시일 내에 회동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윤 당선인 측도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지난 16일 사상 초유의 회동 연기 이후 지지부진했던 양측의 실무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면서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회동 실무 협의를 빨리해 달라는 지시인지, 상관없이 당선인과 만나자는 것이냐’는 질문에 “양쪽 다 해당될 거 같다”면서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긴밀히 협의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양측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국민들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유영민 비서실장도 전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정책,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하여 SNS 또는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탁현민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죠…. 상관없습니다. 근데 여기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네요.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라는 글도 올렸지만,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탁 비서관이 올린 것이 논란이 돼 지시가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한편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이 다음 주로 미뤄지면 역대 가장 늦은 회동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 간 회동은 대선 이틀 만에,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 간 회동 역시 대선 나흘 만에 이뤄졌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회동은 9일 만에 성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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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