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비서실장 권영세 물망..장제원·권성동도 거론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 정부 국정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가동이 임박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작은 비서실’을 표방하는 것과 별개로 비서실장은 초기 대통령실의 기본 골격을 짜고 조각(組閣)에도 관여한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와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야 해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런 이유로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고 정치 경력이 쌓인 인사들이 후보군에 우선 거론된다. 최근 인수위 핵심부에선 비서실장 후보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 주로 물망에 오른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16일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직접 소통하며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며 “윤 당선인의 서울법대 2년 선배이자 43년 지기로, 꼼꼼하게 일을 챙기고 조율에 능하다는 점에서 비서실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최근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올해 초 ‘김종인 선대위’ 해체 후 구원투수 격인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투입돼 선거를 매끄럽게 이끌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염두에 두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을 인선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안철수 총리-권영세 비서실장’이 한 묶음의 카드라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공동정부를 꾸리기로 약속한 안 위원장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이에 대해 권 부위원장 측은 “비서실장에는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인수위 부위원장도 처음엔 고사하다 당선인의 요청 끝에 승낙했던 터라 어떻게 될지 장담하진 못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비서실장 외에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18대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낸 데다, 2013년 4월부터 20개월가량 박근혜 정부의 초대 주중 대사를 지냈다. 검사 시절엔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 나갔던 이력도 있다.

권 부위원장 외에 윤 당선인의 비서실장이자 ‘윤석열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비서실장 하마평에 올라 있다. 특유의 빠른 일 처리로 후보의 신임을 얻은 데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끌어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윤 당선인도 “지금의 내가 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 준 분”이라고 말하곤 한다. 전적으로 신임하는 측근을 비서실장에 앉혔던 역대 대통령들의 전례도 장 의원의 비서실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캠프와 인수위에 이어 업무 연속성이 있는 데다, 새 정부 초기 주요 국정과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확실히 아는 장 의원만 한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윤핵관’중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현재 주요 직책을 맡지 않고 있는 까닭에 정치권에선 오히려 “비서실장 같은 중책을 바로 맡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초 선대위를 선대본부로 개편하면서 2선 후퇴했지만, 김오수 검찰총장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며 악역을 자처하는 등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권 의원은 입각 및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다만, 세 사람 모두 현역 국회의원이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을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변에선 “윤 당선인이 직접 요청한다면 세 사람 모두 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비서실장 다음의 정치 행보까지 고려할 경우 쉽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실권형 총리와 책임 장관을 임명하고 비서실의 기능을 실무 보좌로 한정할 경우, 오히려 실장엔 정치권 밖의 명망가를 임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각각 경제 수석과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와 김현숙 숭실대 교수를 당선인 정책특보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을 정무특보에 임명했다. 당선인 특별고문에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부사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이동관 디지털서울 문화예술대 총장, 유종필 전 국회도서관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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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