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일정-운영 놓고 불협화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9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채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선대위 일정과 운영을 놓고 이른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패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 여성·2030 겨냥 이수정, 30대 워킹맘 전면에
윤 후보는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에 이 교수를 비롯해 김기현 당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조경태 의원, 스트류커바 디나 씨를 임명했다. 범죄심리학자인 이 교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해 왔다.
30세인 디나 씨는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이다. 이들을 통해 여성과 2030세대 표심을 겨냥한 것.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조경태 의원을 영입해 ‘원팀’을 강조했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총무인사팀장을 맡았던 초선 서일준 의원은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집중 공략해 온 이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젠더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당과 다르다”며 이 교수 영입을 반대했다. 다만 이 대표는 논의 끝에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은 후보가 대표와 협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 이준석 “그렇다면 여기까지”
선대위 운영에서도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힘겨루기 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온라인에서는 선대위 불참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이 이날 충청 일정을 자신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이 동행한다고 언론에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 달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열린 당 중앙여성위원회 간담회에서는 “우리 (윤)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 검찰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해 오면서 정치를 잘 모른다”고도 했다. 이날 충청을 방문한 윤 후보는 ‘이 대표 패싱’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국가 미래를 얘기하는데 그런 정치 얘기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윤 후보의 최측근 장제원 의원이 선대위 회의에 참석했는지를 두고도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사실이라면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이) 선대위에서는 어떠한 직책도 맡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거부하면서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명 ‘조국 흑서’ 저자 권경애 변호사의 공동선대위원장 합류도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라며 “이제 영입하려면 소값을 쳐주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걸 더 얹어서 드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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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