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오간 마지막 토론.. "홍준표 아니고 꿔준표"·"오늘은 안 역겹나"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TV토론 마무리..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신경전

▲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 주자인 홍준표·윤석열·유승민·원희룡 후보가 31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31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본선 경쟁력'을 놓고 충돌했다. 4명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을 필승 카드를 자처했다. 대선후보 경선 투표(11월 1일)를 하루 앞둔 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그야말로 불꽃을 뿜었다.

"이재명에 강한 자는 나" 서로 견제
초반 토론 주제는 '누가 이재명 후보의 호적수인가'였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거론하면서 "저는 이쪽 분야(비리 수사) 전문가인데 대장동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비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치개혁 요구 목소리가 나올 테니,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게 중도 확장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신인이라는 점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꼽은 것이다.

홍 의원은 "2040세대에서도 이 후보를 압도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지지를 못 받던 호남에서도 이 후보와 대결할 수 있는 게 홍준표"라며 "보수 지지층이나 60대 이상 유권자들 표심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자동적으로 온다"고 했다. 청년층 사이에서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최근 전두환 정권을 옹호하는 실언을 한 윤 전 총장을 견제한 발언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층, 무당층, 수도권, 청년층에서 본선 승부가 좌우될 텐데, 중도 확장성은 내가 가장 강하다"고 했다. '대장동 1타 강사'로 불리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재명의 비리 실체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윤석열 "꿔준표" 공격에 홍준표 "398 아냐"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막판 견제도 도드라졌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첫 질문을 홍 의원에게 던졌다. "홍 의원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높은데, 본선에서 전부 민주당을 찍을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꿔준표'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1대 1로 맞붙어 이기는 후보는 나뿐인데 무슨 역선택이라는 말이 나오느냐"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은 "결국 본선 때 다른 데 찍을 '꿔준표'"라며 홍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398'이란 얘기 들어보셨나"며 포문을 열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0대 사이에서 3%, 30대에선 9%, 40대에선 8%인데, 이런 지지율로 본선 치르기 어렵다"며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유승민은 윤석열, 원희룡은 홍준표 집중 견제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의 검증 칼날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각각 향했다. 유 전 의원은 부패 척결을 강조한 윤 전 총장에게 "부패 하나만 잡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며 "검찰총장을 계속하셔야지, 왜 대통령에 출마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은 1980년대 본인이 개천에서 용 날 때의 시대에 갇혀 있다. 과거로 돌아가는 완행 열차이자 빈 깡통 같다"며 정책 준비 부실을 문제 삼았다. 홍 의원이 "저를 위해 대장동 의혹 태스크포스 총괄 책임자를 해 달라"고 제안하자, 원 전 지사는 "(제가 맡으면) 역겹지 않겠느냐"고 일축했다. 얼마 전 TV 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가 탄소세 관련 입장을 캐물은 데 대해 홍 의원이 토론 후 "(질문 태도가) 역겨웠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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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