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 GS슈퍼가 납품업체에 대해 '갑질'을 했다 공정위에 적발됐다.
법이 정한 선을 넘어 거액의 판매장려금을 뜯어내고 계절이 지난 상품을 부당 반품하는 등 거의 모든 유형의 갑질을 저지른 걸로 드러났다.
GS슈퍼에 한우를 공급했던 협력업체의 2017년 실적은 대부분 2016년보다 공급 규모가 줄었고, 심지어 4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업체도 있다.
그런데 GS슈퍼는 실적 감소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급 대금의 5%를 발주장려금 명목으로 꼬박꼬박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0만 원어치를 납품하면 95만 원만 정산해주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2년간 뜯어낸 돈이 38억 원을 넘는다는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다.
이준헌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납품업자의 이익이 감소하더라도 대규모유통업자는 이익을 취하게 되는 기본장려금에 해당하고, 불법 위법하다고 보고 제재했다."고 말했다.
GS슈퍼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초콜릿처럼 특정 시기에 많이 팔리는 계절상품을 사들이고는, 철이 지난 뒤 남은 물건을 납품업체에 대거 반품하기도 했다.
계약서에 반품 조건을 명시하지도 않은 채 떠넘긴 반품만 56억 원어치, 113만 개에 이른다. 또 납품업체의 자발적 요청이라며 140만 건을 반품 처리했는데, 공정위 조사 결과 근거자료는 없었다.
GS슈퍼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측은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상거래상 관례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오히려 350억 원의 판매장려금을 사전에 약속하지 않고 받거나, 천 명이 넘는 파견사원을 부당하게 쓴 행위 등을 모두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GS리테일에 기업형 슈퍼마켓 가운데 역대 최고치인 53억 9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GS리테일은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했으며 상생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