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지문을 실어 논란을 일으킨 경남지역 중학교 교사가 사직했다.

경남도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방문해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부적절한 문항을 걸러내는 평가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문제 출제 교사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날 사직했다”고 30일 밝혔다. 통상 담당교사가 문제를 출제하면 공동출제교사가 검토 후 관리자의 검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학교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는 기간제로 지난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시험지에 부적절한 지문을 사용해 불편을 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평가관리에 대한 지도감독과 함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최근 경남도 내 한 중학교 2학년 사회과목 2학기 1차 자필 평가 시험에 '사회화의 역할'을 묻는 서술형 지문이 출제됐다. 해당 지문에는 ‘봉하마을에 살던 윤○○는 행방불명돼 10여 년이 지나 동네 뒷산에서 발견됐고,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말을 배우지 못해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이라고 명시되지 않았지만, 해당 학교와 마을은 27㎞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충분히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진 지문에도 ‘우리 반의 ㅂㅅ’ 등 재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조롱의 대상처럼 묘사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