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놓고
"기득권 유지 위해 협회 사유화"
정몽규 회장 사퇴 청원도 진행
지난 17일 청원인 전모씨가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린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 요청에 관한 청원'은 29일 오전 현재 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는 30일간 5만 명 이상 국민동의를 얻은 사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는 청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축협 감사 및 해체 요구 청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담당이다.
전씨는 청원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에서 공정한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만을 생각해 협회를 완전히 사유화하고 있는 협회장과 이하 임원 및 임직원들로 인해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축협을 비판했다. 그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협회장과 전력 강화위원회의 위원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해외 감독을 선임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국민들 눈을 속인 채 실질적으로는 처음부터 홍 감독을 사실상 내정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축구인들이 계속해서 돌아가며 자리를 유지하는 '쇼'에 국민들은 지쳐있다"면서 축협의 해체와 새로운 협회 창설을 촉구했다.
같은 날에는 정몽규 회장에 대한 사퇴에 관한 청원도 시작됐다. 1만2,000여 명의 동의가 이뤄진 이 청원은 △졸속 행정 및 투명하지 못한 협회 운영 △국민을 기만한 대표팀 감독 내정 등을 이유로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미 정치권도 정 회장의 거취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문체위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협회가 사유재산인 양 움켜쥐고 끝까지 협회를 장악한 정몽규가 보인 국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작태는 축구 팬들의 인내심을 한계상황까지 몰아넣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4월에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목소리를 냈다. 정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장미란 "감사 통해 국민 의문점 해소"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파문에 관한 감사를 확정했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지난 18일 국회를 방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 상의했다. 장 차관은 취재진과 만나 "많은 분이 축구협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감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미 서면 감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이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홍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 선임에 관한 소회를 밝힌 뒤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협 이사회 승인을 통해 지난 13일 공식 선임된 홍 감독은 15일부터 열흘간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