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밤샘 필리버스터…"탄핵의 교두보" VS "공부 좀 해"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4일 오전 6시 현재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3시간20여분째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전날 오후 3시40분쯤부터 시작됐다. 15시간째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섰다. 그는 전날 총 4시간16분간 채상병 특검법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유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은 오로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특검법이고 진실 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며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법안은 고발 당사자인 특정 정당이 특별검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발인이 수사할 검사나 재판할 판사를 선정하는 것과 같은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유 의원 발언 중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유 의원은 "서영교 의원이 부끄러워하라. 공부 좀 하라"고 맞받았다.

유 의원 다음으로 단상에 선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56분간 특검법안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과거 '최순실 특검' 때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한이 없었다"며 "그러자 최순실씨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당시 헌재는 '문제가 없다'고 이미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건 좀 공부를 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틀린 말씀을 안 한다"고 했다.


세 번째로 나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채상병 사건의 조사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의 토론은 5시간13분간 이어졌다.

주 의원에 이어 토론에 나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조국혁신당은 특검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 비교섭단체의 몫을 양보하겠다"며 "특검법이 통과하고 특검이 임명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2시30분쯤 국민의힘에서 세 번째로 발언대에 올랐다. 그는 "오늘 논의하는 이 특검법에 이르는 과정들이 누가 봐도 자연스럽지 않고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잘 짜여진 시나리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수사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직접적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해당 법안 처리를 꾸준히 반대해 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갔고 재표결 통과 요건인 출석 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폐기됐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오후 3시45분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필리버스터를 종결할지에 대한 표결은 이날 오후 3시45분 진행된다. 민주당 등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고 곧바로 채상병 특검법을 표결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 표결 처리 뒤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이틀 연속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이 이날 대정부질문에 참석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함께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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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