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소형모듈원전 내륙도시 대구에 추진된다

국내 원전 사상 첫 내륙 원전 가능성
대구 군위군 첨단산단 지하 40m 지점
0.17GW 모듈 4개... 0.7GW SMR 발전소
대구시 한수원 이달 중 MOU 체결
산업부 "지금 부지 논의 어려워" 신중 입장

▲ 사진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비가 설치된 발전소 조감도.
내륙도시 대구에 국내 1호 소형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된다. 국내 원전 26기는 경북 경주, 경북 울진, 전남 영광 등 모두 바닷가에 건립돼 있으나 소형모듈형원자로(SMR)가 처음으로 내륙에 들어서면 국내 원전 생태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공장 제작과 현장 조립이 가능한 SMR은 0.3기가와트(G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소규모로 전력소비지역 부근에 분산배치할 수 있어 '미래형 원전'으로 불린다. 지난달 31일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분과위원회는 2038년까지의 전력수급 계획인 11차 실무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SMR 상용화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4일 대구시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2035년부터 상용화하기로 한 국내 1호 SMR은 대구 군위군 소보면 일대에 추진 중인 첨단산업단지에 만들어진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인근에 630만㎡ 규모로 추진 중인 군위 첨단산단에는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전기 설비 2.2GW 중 3분의 1에 달하는 0.7GW를 생산하는 SMR이 건설된다. 산단 지하 40m에 설치되는 이 SMR은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혁신형 SMR 노형으로 1개 모듈당 0.17GW이며, 4개 모듈을 합한 SMR발전소 1기의 용량은 약 0.7GW 규모다. 한수원 관계자는 "군위에 건설될 SMR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전원이 필요한 기존 원전과는 달리 중력만으로 냉각수가 투입되도록 안전계통이 설계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SMR 건설 부지로 한수원에 50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고유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개발 중인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단장은 "미국의 소형모듈원전 기업 뉴스케일은 0.077GW짜리 모듈 6개로 SMR 발전소 1기를 짓지만 우리는 자체 개발 중인 0.17GW 규모의 독립된 모듈 4개를 합쳐서 2034년 첫 SMR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말했다.


SMR의 내륙 건설에는 냉각수로 쓰일 용수 확보가 관건이지만 한수원 측은 인근 군위댐과 낙동강물을 끌어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군위첨단산단에 SMR이 들어설 경우 전력 생산단가가 절감되면서 입주 업체들은 기존 산단보다 30% 정도 할인된 전기료를 부담하면 되고, 한수원은 원전 부지 확보에 고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구시와 한수원은 이달 중순 군위첨단산단 내 SMR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다만 유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 부지는 여러 방법으로 정하는데 현재까지 특정 지자체와 논의된 것은 없다"며 "계획은 10년 뒤인 2034년부터 진입하는 것인 만큼 최소 몇 년은 더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 부지를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2035년부터 SMR을 본격 상용화하겠다는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은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와 공청회,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올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