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당론’ 추진 여당, ‘탄핵 거론’ 야당…채 상병 특검 수싸움

‘채 상병 특검’ 28일 재의결 앞두고 전운
이탈표 단속 총력전 펴는 국힘
‘강온 양면 전략’ 구사하는 민주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한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두고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8일 재의결이 예고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여당의 가결 동참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이탈표 단속에 다걸기한 모양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 본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을 표결하겠다”고 말했다.

재의결의 핵심 변수는 여당 내 이탈표다. 헌법상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다시 의결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295명 중 야당·무소속 180명이 모두 출석해 찬성표를 던지고 여당에서 17명이 이에 동참하면 채 상병 특검법은 가결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 113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탈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중진의원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원이 모여 당론으로 우리의 (부결) 의사를 관철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며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모든 의원을 전화나 개별 만남을 통해 접촉하고 있지만, 중진의원들도 각자 나서서 활동하고 뜻을 모아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이는 안철수·유의동·김웅 의원 3명뿐이지만 22대 총선 낙선자 58명이 본회의에 얼마나 참석할지도 관건이다. 출석자가 적을수록 가결선도 낮아지는 까닭이다. 여당에선 야당의 특검 추천권 등 자신들이 문제 삼는 조항을 없앤 특검법 수정안을 마련해 통과시키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자는 전날 국회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적인 관심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먼저 수정안을 내보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아직 주류의 의견이 아닐뿐더러, 야당이 수용할 가능성도 낮다.


야당은 ‘탄핵 카드’까지 동원해 여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물밑에서 회유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억울한 청년 병사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끝내 거부했다”며 “양심 있는 국민의힘 의원의 결단을 촉구한다. 집권당이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청하며 국민 뜻을 거부하면 국민의힘 역시 무도한 정권의 공범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갈라치기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사안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투쟁이 일어난다. ‘탄핵 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대표발의한 박주민 의원을 중심으로 여당 낙선자들을 접촉하며 찬성 표결을 설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앞서 21일 여당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본회의에서 특검법 재의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를 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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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