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봉’?…국내서 1조 매출 올린 디올, 기부는 고작 ‘핸드백 두개 값’

▲ 레이디디올 미디엄 백. 사진 = Dior 홈페이지 갈무리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지난해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기부금은 고작 1600만원대에 그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5억8464만 원으로 전년 동기 9295억2532만 원 대비 12.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3238억원) 대비 3.6% 줄었지만 여전히 3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명품업계 전체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당기순이익은 2386억원이다.

디올의 국내 기부금은 갈수록 축소되는 추세다. 디올은 2022년에도 코로나19 보복 소비 여파로 국내 매출이 52%나 급성장했지만 1620만원만 기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1920만 원으로 300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쳐 국내에서 막대한 영업 실적으로 올리는 디올이 사회공헌 기여도는 미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배당금은 지난해(1647억원)보다 늘어난 2148억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시기 배당성향은 68%에서 90%로 확대됐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분은 디올 홍콩법인(67.80%)과 프랑스 본사(32.20%) 등으로 구성된다. 광고선전비(419억원), 판매촉진비(10억원) 등도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디올은 지난해 1월과 8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주요 가방 제품과 주얼리 제품 가격이 최대 20% 올랐고, 7월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올렸다. 이에 따라 디올 스테디셀러인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 가격은 65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1년 사이 25%나 상승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가격을 올린 명품 업계가 국내 기여도에는 인색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명품브랜드도 비슷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는 2021년 명품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인 1조4680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2020년에 이어 0원이었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도 2021년 기부금이 0원이다. 같은해 에르메스코리아는 4억5835만원, 샤넬코리아는 7억원을 기부금 항목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매출액 대비 각각 0.085%, 0.05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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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