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모욕시 궤멸” 의협 회장, 또 무슨 말을…첫 회견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29일 기자회견
연일 강성 발언…“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달렸다”
한 총리는 5대 병원장 간담회…의료계 설득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
대통령실와 여당을 겨냥한 강성 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대정부 투쟁’ 중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의 행보에 의료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임 당선인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체 언론사를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오는 31일 의협 비대위 재구성에 관한 회의를 앞두고 이날도 날 선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인은 앞서 개인 SNS나 언론 등을 통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해 왔다. 그는 앞선 전문지 기자단 회견에서 “회장으로서의 최우선 과제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 해결”이라며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다양한 수단으로 타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처럼 여당을 일방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 출신 개혁신당 비례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며,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의협 안팎에서 제기되는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대해서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게 어떤가 싶지만, 충분히 드렸는데도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면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의대 증원 백지화,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원점 재논의’ 입장을 고수했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백지화,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진다고 하면 새로운 정부 인사와 대화할 생각이 있다”며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오는 3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임 당선인이 비대위까지 이끌지 등을 결정한다. 임 당선인이 비대위까지 이끈다면 의협의 총파업이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

전공의들에 이어 사직 행렬에 나선 의대 교수들도 향후 바뀔 수도 있는 의협 비대위 체제에 주목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회의를 열고 최근 의정 갈등 상황과 사직서 제출 현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주요 대형 병원인 ‘빅5’ 병원 교수들이 모두 사직서 제출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교수 사직은 이날도 계속된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5대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대해 의견을 듣고 협조를 요청한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간담회에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상급 종합병원인 빅5 병원장들이 참석한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고, 전공의·의대 교수 집단 사직 사태에 있어 주요 병원장들의 중재 역할을 요청할 전망이다.

이달 20일 학교별로 2000명이 늘어난 입학 정원을 배정한 정부는 5월 안에 후속 조치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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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