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억원 규모 범죄 수익금 세탁
가짜 상품권 업체 만들어 현금화
외제차 타며 호화생활…6명 구속
20대 남성 A씨 등 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 오피스텔 및 아파트에서 가짜 상품권 매매 법인을 통해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각종 사기를 통해 가로챈 돈을 세탁하기 위해 허위로 상품권 매매 법인을 만들고, 실제 상품권 거래 업체 두 곳을 끌어들였다. 이어 범죄 수익금으로 한 상품권 업체에서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다른 상품권 업체에 넘겨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복잡한 단계를 거친 것이다.
이렇게 융통한 범죄 수익금만 총 4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90억원은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해외 기반의 사기 조직이 ‘고수익을 미끼로 한 허위 앱과 홈페이지 투자 사기’, ‘AI 분석을 통한 금, 오일 투자 사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를 통한 로맨스 형 사기’ 등 수법으로 투자자 86명으로부터 가로챈 돈으로 밝혀졌다. A씨 일당은 조직의 자금 세탁을 해주는 대가로 고급 외제 차 등 차량 4대를 이용하고 명품시계를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경찰은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경법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위반 혐의로 A씨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수수료를 받고 돈세탁에 가담한 상품권 거래 업체 대표 2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자금 세탁을 의뢰한 사기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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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