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바구니에 5만원권 돈다발 '가득'…돈세탁 일당 오피스텔 보니

420억원 규모 범죄 수익금 세탁
가짜 상품권 업체 만들어 현금화
외제차 타며 호화생활…6명 구속

▲ 이미지제공=성동경찰서
투자 리딩방, 로맨스 스캠 등 사기 행각으로 가로챈 돈을 세탁하며 호화 생활을 누리던 일당 8명이 붙잡혔다. 18일 JTBC는 "80여명의 피해자에게 90억원을 뜯어낸 사기 조직에 상품권으로 자금을 세탁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고 보도했다. 경찰 검거 당시 싱크대 선반 위에는 현금 계수기가 있었고, 목욕 바구니, 비닐봉지, 책상 서랍 등 집안 곳곳에 오만원권 22억원가량이 쌓여 있었다. 여기에 고급 외제 차를 포함한 차량 4대, 명품시계 등 총 28억 3968만원의 범죄 수익이 환수됐다.


20대 남성 A씨 등 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 오피스텔 및 아파트에서 가짜 상품권 매매 법인을 통해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각종 사기를 통해 가로챈 돈을 세탁하기 위해 허위로 상품권 매매 법인을 만들고, 실제 상품권 거래 업체 두 곳을 끌어들였다. 이어 범죄 수익금으로 한 상품권 업체에서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다른 상품권 업체에 넘겨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복잡한 단계를 거친 것이다.


이렇게 융통한 범죄 수익금만 총 4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90억원은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해외 기반의 사기 조직이 ‘고수익을 미끼로 한 허위 앱과 홈페이지 투자 사기’, ‘AI 분석을 통한 금, 오일 투자 사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를 통한 로맨스 형 사기’ 등 수법으로 투자자 86명으로부터 가로챈 돈으로 밝혀졌다. A씨 일당은 조직의 자금 세탁을 해주는 대가로 고급 외제 차 등 차량 4대를 이용하고 명품시계를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경찰은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경법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위반 혐의로 A씨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수수료를 받고 돈세탁에 가담한 상품권 거래 업체 대표 2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자금 세탁을 의뢰한 사기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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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