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연 27조…윤 정부 2년 연속 ‘역대 최대치’ 경신

윤석열 정부 2년차인 지난해에도 초·중·고 학생이 지출한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발표한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다시 갈아치웠다. 교육부가 지난해 9년 만에 ‘사교육 경감 대책’을 내놨으나 정책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3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생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천억원으로 2022년 26조원에 견줘 4.5%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다소 줄었다가 2021년 유행 이전 수준 이상으로 반등했고, 2022년 이 수치를 다시 뛰어넘으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도 78.5%로 역대 최고였다.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을 보면 초등학교가 12조4천억원, 중학교 7조2천억원, 고등학교 7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1.0%, 8.2%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6월과 9∼10월에 전국 초·중·고 약 3천개 학교의 학생 7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학부모가 사교육비 조사 누리집에 접속해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원수강, 개인·그룹과외, 방문학습지, 인터넷 강의 등의 수강료(교재비 포함) 지출 비용이 집계된 결과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교육 참여 학생들만 놓고 보면 1인당 월평균 55만3천원을 썼다. 처음으로 50만원을 돌파했던 2022년(52만4000원)보다도 5.5% 오른 액수다.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전체 학생 기준으로는 1인당 월 43만4천원을 지출했다.

학교급별(전체 학생 기준)로는 초등학생 39만8천원, 중학생 44만9천원, 고등학생 49만1천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8%, 2.6%, 6.9% 올랐다. 과목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중·고 통틀어 영어가 12만8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수학(12만2천원), 국어(3만8천원), 사회·과학(1만9천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국어(11.1%), 사회·과학(8.2%), 수학(5.6%), 영어(3.8%) 모두 증가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여전했다. 지난해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월평균 67만1천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했지만, 월 300만원 미만 가구는 18만3천원을 지출하는 데 그쳐 약 3.7배 차이가 났다. 전년 대비 각각 3.5%, 3.0% 오른 금액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가 87.9%, 월 300만원 미만 가구 57.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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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