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면적 8배 선거구’ 생기나… 여야 ‘획정 협상’ 평행선

野 “부산 -1석 안되면 원안 처리”
與 “기형적 선거구 방지 합의 준수”
29일 본회의 처리 ‘데드라인’ 넘겨

여야가 아직 선거구 협상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실상 데드라인인 26일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을 수정해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9일(선거 41일 전)에 처리하려면 이날 오후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의결한 뒤 획정위로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이날 정개특위는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선거구 획정은 선거를 39일 앞두고 선거구를 확정 지었던 21대 총선 때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여야 협상이 불발돼 더불어민주당의 최후통첩대로 획정위 원안이 4·10 총선의 기준이 된다면 기형적인 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강원도에는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하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가, 경기 북부에는 서울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포천·연천·가평’ 선거구가 각각 형성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정례 오찬 회동을 하고 선거구 획정안을 비롯해 29일 본회의에 올릴 안건을 논의했으나, 선거구 획정 문제에서는 이견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요구는 전북 의석을 1석 줄이는 대신 부산 의석도 1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이 수용하지 않으면 획정위 원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과 부산 등 여당 ‘텃밭’의 지역구 숫자는 유지하면서 민주당 우세 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구수에 따라 획정위가 조정한 지역별 국회의원 정수를 여야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형적 선거구 탄생을 막기 위해 서울·경기·강원·전남에 ‘특례구역 4곳’을 설정하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해 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전남·북 지역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획정위 원안에 대해 “지역 간 불균형과 농어촌의 소멸을 가속하는 선거구 획정을 중단하고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선거구 재획정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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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