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벗어 직원에 ‘풀스윙’한 축협 조합장 결국 구속기소

술에 취해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던 60대 여성 축협 조합장이 결국 구속기소 됐다.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특수협박 및 특수폭행,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 씨(62)를 구속기소 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13일 오후 11시경 해당 축협이 운영하는 순창군 한 음식점에서 임직원들에게 ‘사표를 쓰라’는 폭언과 함께 신발 등으로 폭행한 것도 모자라 소주병을 들고 때릴 것처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6일에는 한 노래방에서 맥주병을 탁자에 내리쳐 깨뜨리고는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월요일까지 사표 쓰라”고 또 다른 직원을 협박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 씨는 남성 직원 2명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직원들을 향해 힘차게 휘둘렀다. 또 팔로 직원들을 밀치기도 했다.

A 씨는 “내가 아까 왔는데 인사 안 했잖아. 네가 사표 안 쓰면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사표 써. 그리고 소 잘 키우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말리던 다른 남성 임직원에게도 신발을 휘둘렀다.


이날 A 씨는 오후 11시경 음식점에 불시 점검을 나온 후 지시 사항을 따르지 않았다며 직원들을 1시간 넘게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조합장이 다 해요. 야! 이 ○○놈아. 네가 잘했으면 네가 다 해요. 나 보통○ 아니야. 너희가 나 씹어도 절대 가만 안 있어”라고 했다.

피해 직원들은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불안장애를 호소했다. 피해 직원 B 씨는 “밤 11시에 오셔서 불 안 켜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생활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구나 (생각이 들어서) 모멸감이 엄청났다”고 토로했다. 이후 피해 직원들은 지난해 9월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논란이 되자 A 씨는 “술을 한잔 먹었는데 그걸 먹고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기억이 나면 좋겠다. 나도 미치겠다. 내가 잘했다고 안 하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피해 직원들은 A 씨가 2019년 당선되고 올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5년간 폭언·폭행 등 갑질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부도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부당노동행위 등 18건의 위법 사항을 확인했다.

당시 노동부는 A 씨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탈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장례식장에서 만난 직원을 세 차례 폭행하거나 다수의 직원에게 사직을 종용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사실을 확인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피해 직원의 고소 등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전화 36차례, 문자메시지 47차례를 보냈다. 또 직원들이 입원한 병원과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경찰은 또 A 씨가 직원들이 정당하게 받은 시간외수당을 내놓으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남성 직원에게 악수를 한 후 여러 차례 손등을 문질러 성적 굴욕감을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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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