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민주당은 국회에서 류 전 총경에 대한 인재영입식을 열었다. 3호 영입인사다. 류 전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 시절이던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시행령에 반발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 7월 경찰 인사에서 경정급인 경남경찰청 112상황팀장으로 발령나자 “보복인사”라며 사표를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영입식에서 류 전 총경을 “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에 저항한 중심적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류 전 총경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용기”라며 “그 무서운 정치권력에 맞서 국민의 경찰로서 길을 제대로 가고자 했던 류 전 총경의 용기에 정말로 감사하다. 앞으로 그 용기 더 ‘백배’해서 경찰이 국민 신망을 받고, 정치권력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고 경찰을 수족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없어지는 세상을 함께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전 총경은 “지난 30년 간의 경찰 민주화,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 등장으로 일순간에 무너졌다. 윤 정부가 망친 것들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찰국 신설 시행령에 대해 “국회에서 입법한 법률을 무력화하는 대통령령을 제정한 것은 대통령이 국회와 국회가 대표하는 국민을 무시한 불법적 처사”라며 “헌법질서를 교란하는 시행령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또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인가’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검찰 수사행태를 보면 ‘인디언 기우제’식”이라며 “이런 수사행태는 과정이 결코 공정하지도, 나온 결과도 정의롭지 않다”고 했다. 류 전 총경이 인용한 말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발언이다.
민주당에선 류 전 총경 영입이 ‘한동훈 비대위’로 기우는 국민의힘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바 ‘검찰 대 경찰’ 구도다. 류 전 총경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앞서 추진한 검사 탄핵소추에 대해 ”아주 잘한 것”이라며 “누구든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부산 출신 인사를 연달아 영입인재로 내세우며 부산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류 전 총경은 부산 중구에서 태어나 부산 연제ㆍ영도경찰서장을 지냈다. 당내에선 류 전 총경의 부산 중ㆍ영도(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2호 영입인재로 발표된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다대포를 e스포츠 성지로 만들겠다”며 부산 사하을(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당내에선 최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 대령은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모 상병 사건 조사를 맡아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재한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됐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채상병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했다.
다만 인재위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령은 아직 현역 군인”이라며 “본인이 결단해서 류 전 총경처럼 군인 신분을 내려놓는다면 매우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고려하겠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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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