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징역 3년 6월형 만기 출소…10년간 피선거권 박탈에도 정치권 시선 쏠려
10일 안 전 지사의 팬클럽 페이스북 페이지 '38선까지 안희정!'을 살펴보면 지난 2~3일 경기 양평군에서 안 전 지사와 지지자들이 친선 모임을 한 사진이 게재돼 있다. 팬클럽 관리자로 추정되는 A씨는 지난 3일 올린 게시글에서 "지사님과 함께라서 부자 같은 주말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다음날 "안 전 지사는 이제 죄인이 아니다. 당당해지자"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약 5년 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당했다. 당시 안 전 지사는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였지만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자신을 드러내며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했고, 결국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아 올해 만기 출소했다.
안 전 지사가 지지자들과 친선모임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전 지사가 정계 복귀를 염두에 두고 활동을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전 지사는 공직선거법과 형의 실효에 관한 법 등에 따라 10년 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직접 내년 총선이나 2026년 지방선가, 2027년 대통령 선거 등에 출마할 수 없지만, 안 전 지사의 공개행보 자체가 민주당이나 선거에 여파가 갈 수 있는 터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안 전 지사가)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 일선에 복귀하거나 선거 지원 등에 나선다면 '범죄자가 당을 돕는다'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어 악영향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 전 지사의 지지층은 좋아하겠지만, 총선에서는 중도층이 중요하다. 중도를 과연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법정에서 결정적 증언으로 안 전 지사의 유죄 판결을 이끌었던 신용우씨는 안 전 지사 측에서 증언했던 관계자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성비위 사건들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늘 제 식구 감싸기식"이라며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이번 총선의 필패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의 참모였던 문상철 전 비서관도 자신의 책 '몰락의 시간'에서 안 전 지사의 '여성편력'을 말하면서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전 비서관은 "그가 시도했던 도전의 여정과 몰락의 과정에 대해 우리는 관심 둬야 한다. 그래야 부조리의 반복을 막고 정치의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