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이재명 측근에 20억 줬다”던 조폭…검찰, 징역 2년 구형

허위사실 공표 혐의 인정…기소된 박철민 씨 “李 측근에 돈 전달한 건 확실”

▲ 2021년 10월 1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하며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폭력조직 ‘국제마피아’ 행동대원 박철민 씨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10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황인성) 심리로 열린 박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박 씨는, 2021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그의 측근에게 20억 원을 전달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장영하 변호사는 같은 해 10월 박 씨의 말을 토대로 이 대표가 국제마피아 측근들에게 사업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 김 의원은 장 변호사에게서 받았다는 현금다발 사진 등을 경기도청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했으나, 해당 사진은 박 씨의 렌터카와 사채업 홍보용 사진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박 씨와 장 변호사가 이 대표의 당선을 막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지난해 9월 관련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박 씨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발언한 것으로 보고, 선거법 위반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박 씨는 "허위 사실이 아닌 진실을 공표한 것"이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이 SNS에 게시한) 현금 사진이 가짜라는 부분과 관련, 이것만으로 모든 사실이 거짓이라고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며 "당시 피고인이 사진 많이 찍어서 특정하는데 장 변호사가 착오한 부분이 있다. 장 변호사는 피고인과 의사소통 없이 독자적으로 김용판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객관적인 관련 증거가 남아있지 않아 재판부가 피고인의 공표를 허위로 판단하더라도 피고인은 당시 공표한 사실이 허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또한 대통령 후보의 적격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어 문제 제기가 이뤄진 사정만으론 (피고인의 행위가) 이 대표의 낙선이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전날 최후 진술에서 "2021년 4월경 (이 대표 측근에게) 전달된 20억 원이 이후 돌아왔다. 이 대표 측근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은 확실하다"며 "공소사실 내용을 입증할 핵심 증인인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법정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관계자가 ‘제가 조폭이 무서워서 증언을 못 하겠다’고 증언을 회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박 씨에 대한 선고 기일은 11월 9일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장 변호사가 박 씨의 말을 사실이라 믿었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처분했지만,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장 변호사는 올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한 경우 그 결정이 타당한지 해당 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다시 묻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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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