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분의 1 물 차면 대피… 지하 공간 침수시 대처법
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해 지하 공간 침수 조짐이 보이면 무조건 차량을 버리고 대피하라고 강조한다. 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치면서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16일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 따르면 아파트 등 지하주차장이나 지하 터널에 조금이라고 물이 차오르면 차량을 두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경사로를 따라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수압으로 인해 자동차를 몰고 지상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재난 분야 전문가는 “지하로 들이닥치는 물의 유입 속도는 매우 빠르다. 물이 차오르기 전에 빠르게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하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반복되자 지난해 8월 이에 대한 국민행동요령을 추가해 국민재난안전포털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나 급류가 흐르는 교량에는 절대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진입한 경우에는 차량을 두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량 침수의 기준선을 ‘타이어의 절반’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승용차의 엔진 공기흡입구가 이 높이에 있다. 여기 물이 들어가면 엔진과 변속기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함은구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선제적으로 타이어의 3분의 1 지점에 물이 차오르면 고지대나 갓길에 정차한 뒤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차량 내부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물에 잠기면 수압으로 인해 창문 등이 안 열려 탈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 도로에서 폭우를 맞이했을 때 침수를 막으려면 도로 중간 차선을 이용하는 게 좋다. 도로 구조상 가장자리 차선에 물웅덩이가 생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현장을 지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시속 10~20㎞ 속도로 멈추지 말고 한 번에 빠져나가야 한다. 속도를 내면 배기압력으로 인해 배기장치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질 수 있다. 특히 경유차는 배기구 부근에 미세먼지 저감 장치가 있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시동이 꺼졌을 때 다시 시동을 걸면 안 된다. 엔진과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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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