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에 시신 인도키로
남북통신선 끊겨 언론에서 북한 향해 통보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남북 통신선이 단절돼 대북 통지문 발송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언론을 통해서 대북 통지 내용을 통보한다”며 “정부는 5월 19일 인천 강화도 해역에서 북한 주민으로 보이는 사체 1구를 발견해 인근 병원에 안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측은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사체와 유류품을 판문점을 통해 6월 16일 15시 북측에 인도하고자 하니 북측은 입장을 남북 통신선으로 신속히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신은 신장 167㎝의 20~30대로 보이는 남성으로, 정부는 유류품 등으로 미루어볼 때 북한 주민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시신에 스티로폼과 ‘마약 추정 물질’이 묶여 있었다.
이런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지난달 27일 동아일보 단독보도 ‘강화도서 다리에 마약 매단 북한 남성 시신 발견’ 기사를 통해 맨 처음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출처로 이 시신 다리 쪽에 필로폰 추정 물질 70g이 묶여있었고, 이는 32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보도했다.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이었던 당시, 온라인 상에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관련 보도는 50건 이상이다. 위키트리는 ‘강화도서 북한 남성 시신 발견…그런데 정말 상상 밖 소지품이 함께 나왔다’는 제목의 기사를, 매일경제는 ‘북한도 마약 문제로 골머리?…강화도서 2300명 투여분 필로폰 소지 北남성 시신 발견’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국정원 관계자는 당시 세계일보에 마약 추정 물질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강남 학원가 ‘마약 시음’ 사건이 발생하고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북한 남성이 마약을 갖고 남한에 오려 한 것인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국과수 분석 결과 ‘필로폰으로 추정된다’던 물질은 마약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물질은 필로폰이 아니라 백반 가루 성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백반은 피부질환에 약으로 쓰인다. 한약재 시장에서도 유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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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