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관련 정부 사업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 이원화되면서 중대형 상용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수소버스 도입을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18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수소버스 보급은 환경부가, 수소버스의 연료전지시스템 구매 지원은 산업부가 사업을 수행 중이다.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수소버스 도입은 필수적이다. 버스와 같은 중대형 상용차는 전체 등록 차량의 3.5%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22.5%를 차지한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로드맵에서도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상용차의 친환경차 전환이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수소버스는 전기버스 대비 장거리 주행이 유리하지만 짧은 보증기간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전기버스는 9년, 90만km를 보증하지만 수소버스는 5년, 50만km로 보증기간이 짧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구매 지원 시범사업은 수소버스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운송업체에 버스 연료전지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당초 지원 목표 물량을 100대로 계획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400대로 확대됐다. 사업은 산업부가 맡고 예산은 기획재정부 소관 기후대응기금에서 총 280억원이 투입된다. 수소버스 1대당 지원되는 비용은 1억1000만원으로 7000만원은 국비, 4000만원은 지방비로 지원된다.
수소연료전지 구매 지원 사업과 달리 수소버스 보급 사업은 환경부 소관이다. 환경부는 올해 수소버스 700대 보급 계획을 세우고 1620억원 에산을 편성했다. 환경부의 도입 목표는 산업부의 시범사업 규모 400대를 뛰어넘는다. 300대에 대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지만 재정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환경부와 산업부로 수소버스 정책이 이원화되면서 수소버스를 들여오려는 지자체는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산업부가 지자체당 신청 대수를 40대~200대로 제한한 것도 규제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료전지 구매지원 사업에 참여하려던 한 지자체는 ‘40대 이상’ 기준으로 인해 신청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두 부처로 흩어져 있는 사업의 일원화 필요성은 국회에서도 지적됐다. 국회의 올해 예산안 부대의견을 보면 산업부와 환경부는 수소버스 전국 보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구매지원 시범사업의 2023년 계획을 함께 수립해 추진하고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수소버스 보급사업을 추진해온 환경부도 연료전지시스템의 보증 기간을 고려해 구매지원 사업을 추진하려고 계획했으나 산업부가 본사업을 신청할 경우 부처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부가 해당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본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산업부가 협의해 환경부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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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