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러 외교관 무더기 추방하자 러, 전투기 출격 맞불

노르웨이, '외교관 빙자한 간첩질' 15명 본국송환
러, 바렌츠해 상공서 노르웨이 정찰기에 전투기 위협

▲ 러시아 미그-31 전투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르웨이가 13일(현지시간)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을 무더기 추방하자 러시아는 전투기를 대응 출격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외교부는 러시아 외교관 15명을 추방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들 외교관은 노르웨이 오슬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일하며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라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아니켄 뷔트펠트 노르웨이 외교장관은 "노르웨이에서 러시아 정보 요원의 활동을 막는 중요한 조치"라면서 이들이 짧은 시간 안에 노르웨이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국경을 193㎞ 맞대고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앞쪽에서 러시아와 마주해왔다.

노르웨이는 다만 이번 조치로 러시아와 외교 관계에 변동이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러시아 국방부는 바렌츠해 상공에서 노르웨이 정찰기에 대응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항공 통제실이 바렌츠해 상공에서 러시아 영공에 접근하는 공중 목표물을 포착했고, 미그(MiG)-31 전투기가 목표물 식별과 영공 침범 방지를 위해 출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전투기 승무원은 공중 목표물이 노르웨이 공군 소속 P-8A 포세이돈 정찰기임을 확인했다"며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당 정찰기를 인도한 뒤 기지로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임무가 중립 해역 상공에서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 이뤄졌으며, 임무 중 외국 비행기에 위험하게 접근하거나 항로를 침범한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벌이면서 서방을 상대로 스파이, 사이버 공격을 끌어올린다고 보고 견제 수위를 높였다.

폴란드는 3월 러시아 편에서 스파이 노릇을 한 혐의로 외국인 6명을 기소했고, 슬로베니아도 1월 스파이 혐의로 외국인 2명을 체포했다.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지난해 각각 외교관 3명을 맞추방한 데 이어 이번까지 긴장을 이어가게 됐다.

두 나라는 특히 바렌츠해를 맞댄 사이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바렌츠해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잠수함 훈련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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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