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커진 與… ‘전광훈 손절’ 목소리 나와

지지율 하락-설화-재보선 패배 악재
“중도층 잡기 위해 극우와 결별해야”
내년 총선 설문 “野 다수당 돼야” 50%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이 지난 달12일 전광훈 목사(왼쪽)의 사랑제일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한 모습. 유튜브 갈무리/뉴스1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 “완전히 선을 그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자 “더 늦기 전에 중도층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의 설화, 재·보궐선거 패배 등 악재가 겹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에 추월당했다.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였던 황교안 전 대표는 7일 MBC 라디오에서 전 목사에 대해 “2019년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며 “몇 명이면 이해가 되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당 대표 시절 전 목사 주도 집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던 황 전 대표는 “도움이 되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폐해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전 목사를) 당에서 축출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며 “이참에 책임당원을 전수조사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을 두고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실언으로 당 지지율이 거듭 추락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중도층을 잡기 위해선 극우 세력과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4월 1주 차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2%로 지난주(33%)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같은 3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직전인 3월 1주 차 여론조사 때만 해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9%로 민주당(29%)보다 10%포인트 높았지만 5주 연속 하락하며 역전된 것. 또 내년 총선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 ‘정부 지원 위해 여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6%로 집계됐다.

한편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이날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북도당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주을 선거에서 8%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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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